윤기원 선수 자살사건 재조명… 승부조작 거절로 조폭에 의한 타살?
축구선수 윤기원의 자살 사건이 사실상 타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KBS ‘추적 60분’에서는 윤기원 선수의 사망 미스터리를 집중 추적했다.
방송분에 따르면 윤기원 선수는 지난 2011년 서울서초동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주차장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발견 당시 윤기원 선수는 자신의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조수석에는 타다 만 번개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리고 경찰은 그의 죽음을 단순 자살로 내사 종결했다.
하지만 ‘추적 60분’은 달랐다.
“데뷔전을 굉장히 잘 치렀어요. 1순위, 2순위 골키퍼에 들어올 수 있는 능력을 보이던 선수였습니다.” - 故 윤기원 선수 당시 소속 구단 관계자
“그 때는 이제 주전 할 때였죠.
한창 잘나가고 있는데, TV에도 나오고 허정무 감독의 신임도 받았거든요. 근데 힘들다고 하는 거는 좀 제 생각에는 뭔가가 있었지 않나 싶었죠.” - 고향 친구 최00 씨
지난 2010년 11월 7일, 한 프로축구 구단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선수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윤기원. 데뷔전 이후 꿈에 그리던 주전 선수로 발탁이 되며 등번호 1번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런데, 장밋빛 인생과 마주한 지 6개월 뒤, 윤 선수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그가 발견된 차량에는 타다 만 번개탄이 있었고, 부검 결과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 경찰은 그의 죽음을 단순 자살로 내사 종결했다. 이제 막 꿈을 이루려던 젊은 선수가 왜 죽음을 선택한 것일까.
그런데, 5년 후인 지난 1월, 의문의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 새로운 단서, 새로운 국면
“기원이가 스스로 왜 죽어요. 아니에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조폭 조직인 것 같아요.” - 제보자 김00 씨
윤기원 선수와 같은 구단에서 활동했다는 남성. 그는 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입을 여는 것이 죄송하다며 말을 꺼냈다. 윤기원 선수 죽음에 조직폭력배가 연루되어 있고, 이를 아는 사람들도 더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국내 프로축구 사상 최악의 스캔들,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이 보도된 것은 윤기원 선수의 죽음 직후. 당시 축구계는 희대의 스캔들로 떠들썩했고, 국가대표부터 후보 선수까지 총 58명의 선수가 영구제명 되는 등 관련 인물들이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제보자 남성은 승부조작 배후에 조직폭력배가 있었고, 당시 윤기원 선수도 이들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윤 선수는 절대 단순 자살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보자 남성을 통해 드러나기 시작하는 윤기원 선수의 죽음, 그리고 스포츠 ‘승부조작’의 실체. 5년 만에 나타난 이 새로운 단서는, 죽음의 진실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해줄까.
■ 죽음 뒤 감춰진 진실은?
“사람들이 내려서 기원이 차를 둘러싸서 막 뭐라 뭐라고 얘기를 했다는 그 장면을 봤다고 들었습니다.” - 동료 선수 한 00씨
제작진은 취재 중, 목격자에 대한 녹취록을 입수할 수 있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윤기원 선수가 사라진 당일, 조폭들에게 끌려가는 윤 선수를 봤다는 목격자가 있고, 그 목격자는 A선수라는 내용이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윤 선수는 타살일 수도 있다는 것일까?
“경찰 분께서 기원이가 거의 자살했다는 식으로 계속 얘기를 하시니까.. 욱하고 충동적인 성격은 아닌데. 솔직히 이상하다고 생각했거든요.” - 故 윤기원 씨의 여자친구
윤기원 선수가 사망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유가족은 지금도 사망 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윤 선수의 부모님은 죽음에 의혹이 너무 많고, 경찰의 수사 보고서가 허점이 많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당시 담당 경찰에게, 승부조작과의 연관성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윤 선수 죽음에 승부조작의 검은 세력들이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 누군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재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제작진은 이 때문에 승부조작의 진원지인 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실제 이용자의 입을 통해 ‘승부조작’의 세계를 들어보았다. 그 곳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윤기원 선수의 죽음은 그들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