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덕선 남편 밝혀지며 6년만에 케이블 시청률 경신
- 누리꾼들은 밤새 뜨거운 설전…가족이야기도 그대로 살아 있어 감동 또 감동
덕선의 남편은 택이었다. 그리고 케이블 시청률은 새 역사를 썼다.
tvN `응답하라 1988`이 15일 방송된 19화에서 시청자가 목 빠지게 기다렸던 `답`을 마침내 공개하면서 역대 케이블 프로그램 시청률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16일 tvN에 따르면 `응답하라 1988`의 19화는 평균 시청률 18.6%, 순간 최고 시청률 21.7%를 기록하며 6년 만에 케이블 시청률 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케이블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은 2010년 10월22일 방송된 `슈퍼스타K2` 마지막회로, 평균 18.1%를 기록했다.
엠넷과 KMTV과 동시 중계했던 `슈퍼스타K2`는 엠넷 18.0%, KMTV 0.1%를 기록해 합계 시청률 18.1%로 집계됐다.(순간 최고 시청률은 21.2%)
`응답하라 1988`의 이같은 성과는 케이블업계의 쾌거인 것은 물론이고, 지상파의 프리미엄이 붕괴돼가고 있는 현실에서 방송업계 지각변동을 가속화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덕선의 남편은 천재 바둑기사 최택
이날 방송에서는 1화부터 `응답하라 1988` 시리즈를 관통해왔던 덕선(혜리 분)의 미래 남편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드디어 해소됐다. 답은 `상등신`이자 `천재 바둑기사` 최택(박보검)이었다.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 파와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파로 나뉘어 극렬하게 언쟁을 벌였던 팬들은 답이 공개되고 나서도 밤새 갑론을박 인터넷 세상을 뜨겁게 달궜다.
덕선의 남편이 최택으로 드러나자 `어남택` 파는 팡파르를 울렸고, `어남류` 파들은 실망감을 토로하며 "응답하라 시리즈 최대 반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도 여주인공의 남편이 누구냐를 놓고 끝까지 시청자를 궁금하게 했지만, 사실은 극중 서인국과 정우가 보여준 무게감과 비중이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컸기에 그들이 결국 남편으로 귀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응답하라 1988`은 앞선 작품들과 같은 공식을 대입하자면 류준열이 연기한 정환이, 박보검이 연기한 택보다 덕선의 남편으로서 가능성이 커 보였던 게 사실이다.
초중반까지 정환의 비중에 비해 택은 약했고 뭔가 겉도는 느낌을 줬던 데다, 무엇보다 덕선의 미래 남편으로 출연한 김주혁의 비주얼과 그가 연기한 까칠한 캐릭터에서 시청자들은 택이 아닌 정환을 덕선의 남편으로 `확신`했다. 중반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후반부 덕선을 향한 택의 마음과 역할이 치고 나오면서 `어남류`는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17~18화를 거치면서 `어남택`으로 확연히 대세가 기우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이렇게 되자 팬들은 내 남편을 고르는 일도 아닌데 그 어느 때보다도 열심으로, 또 신나게 덕선의 남편이 누구인지를 놓고 침 튀기는 설전을 벌였고, 온갖 루머와 `팬심으로 만들어진 가짜 이야기`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일주일 인터넷 세상은 이글이글 타올랐다.
19화에서는 그동안 택이 꿈속에서 덕선과 키스한 것으로 믿어왔던 일이 실제 현실에서 벌어진 일이었음이 드러났고, 친구 정환을 의식해 자신의 마음을 애써 눌러왔던 택이 덕선에게 다시 한번 승부를 걸어 사랑을 쟁취하는 내용이 펼쳐졌다.
◇꽃잎이 진다고 다 끝나는 게 아니더라
종영을 앞둔 `응답하라 1988` 최대의 관심사가 덕선이 남편의 정체였지만, 드라마는 지금까지 걸어왔던대로 19화에서도 로맨스에만 매몰되지 않았다.
19화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에서는 26년 성실하게 다닌 은행에서 본의 아니게 명예퇴직을 당한 동일과 보험여왕을 내리 하다 일을 그만둔 동룡의 엄마, 52세에 폐경기를 맞은 미란 등의 이야기가 비중있게 조명되며 가족의 이야기가 여전히 중심에 있음을 보여줬다.
저마다의 인생에서 크나큰 전환점을 맞은 엄마, 아빠들이 상실감과 허무함에 속절없이 가슴을 치다가 끝내는 이겨내고 다시 새로운 오늘을 맞는 이야기는 `어남택`의 짜릿함 못지않게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특히 덕선이 정작 퇴직한 직장에서는 챙겨주지 않은 아버지의 감사패를 형제들과 함께 따로 제작해 아버지에게 바치는 대목은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동일은 "꽃잎이 지면 다 끝나는 줄 알았어. 근데 그 꽃잎이 지고나면 또 열매가 맺히더라고"라는 말로 부모의 시간은 저물지만 자식들의 시간은 솟아오르는 인간사의 순리를 곱씹으며 인생의 한 페이지가 저무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 6년만에 드라마가 갈아치운 케이블 최고 시청률
`응답하라 1988`가 6년 만에 케이블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운 것은 갈수록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여러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무엇보다 드라마가 20%에 육박하는 성적을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그간 최고 기록을 보유해온 `슈퍼스타K2`는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휴대전화 문자 등을 통해 시청자가 방송에 참여하는 쌍방향 프로그램이자, SNS에 적극적인 10~20대가 주 타깃층이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프로그램이다.
반면 `응답하라 1988`은 `본방사수`의 의미가 퇴색된 시대에 드라마 장르이고, 10대를 겨냥한 것도 아닌 폭넓은 세대를 겨냥한 복고풍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간 오디션 프로그램이 보유해온 기록을 깨고 새 역사를 썼다는 점에 크게 방점이 찍힌다.
`응답하라 1988`은 16일 마지막 20화를 남겨두고 있어 케이블 꿈의 시청률인 20%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