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교 졸업을 앞둔 A(19)양의 꿈은 소박했다.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만 된다면 홀어머니의 노고를 덜어줄 수 있으리라 꿈꿔왔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군 부사관 시험준비였다.
고액 과외나 강의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때, 2학년 때 담임교사였던 김모(38)씨가 나타났다.
김 씨는 A양이 몸담은 학내 동아리 지도교사이기도 했기 때문에 A양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공무원 시험에 필수적인 국사 시험준비를 도와주겠다는 김 씨의 제안은 가뭄의 단비처럼 다가왔고, A양은 합격만을 생각하며 공부에 매진하리라 다짐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씨가 이상한 제안을 해왔다.
모의시험을 보고 틀린 개수대로 옷을 벗으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내용을 누군가에게 알리면 10억원을 상납하라는 억지 각서까지 쓰게 했다.
생활기록부에 좋지 않은 내용을 적겠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공무원 채용에 불이익이 생길 것을 우려한 A양은 어쩔 수 없이 교사가 시키는 대로 했다.
각서의 내용은 점점 학업과는 상관없는 내용으로 변해갔다.
`A양은 내가 부르면 언제든 나와야 한다`, `A양은 모두 나의 것이다`
위협과 협박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졌고 결국 김 씨는 두달 동안 학교 동아리 교실에서 43회에 걸쳐 A양의 옷을 벗기고 추행 또는 간음하기에 이르렀다.
옷 벗은 A양의 모습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기도 했다.
견디다 못해 담임교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은 A양의 신고로 김 씨의 만행은 밝혀졌고, 김씨는 구속돼 작년 말 재판에 넘겨졌다.
13일 수원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제자를 상습 추행한 현직 교사의 죄가 무겁다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위계등간음)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결심공판에서 김 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하고 전자장치(발찌) 부착을 청구했다.
김 씨는 앞선 조사에서 "처음에는 개인교습을 해주려는 선의로 시작했는데 제자에게 성적으로 못할 짓을 했다. 할 말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 씨에 대한 선고재판은 내달 2일 수원지법 108호 법정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