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터 노에시 (사진 = 핵터 노에시 SNS) |
KIA 타이거즈 핵터 노에시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100만 달러 이하에 계약한 선수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170만 달러 혹은 그 이상을 받을 정도라면 특급 용병으로 기대해 볼만 하다.
노에시는 2011년 양키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지난해까지 5시즌 통산 107경기(선발 53경기) 395.1이닝을 소화하며 12승 31패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 살에 불과한 노에시는 여전히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올 시즌 KIA 에이스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KIA는 외국인 투수 선발을 잘하는 팀으로 꼽히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를 믿어볼만 하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는 로또와 같은 존재다. 따라서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 주요 선수들의 실패와 성공사례는 존재했다.
화려한 과거만 자랑하고 떠났던 이들…
첫 번째 인물로 2007년 대체 선수로 입단했던 펠릭스 로드리게스가 있었다. 일명 ‘F-로드’로 통했던 로드리게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인물이었다. KIA 역사상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빅리그 통산 11시즌 동안 563경기를 뛰며 38승26패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며 586.1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99년부터 03년까지 샌프란시스코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KIA와 만남은 잘못된 만남이었다. 한국에서 30경기 등판 1패 1세이브 10홀드 3.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입단 당시 3경기 연속 등판도 가능하다고 자신했으나 투구수 15개가 되면 교체를 요구했다. 또한 선발 전환을 거부하면서 팀에게는 완전한 계륵이었다. 물론 선발이 필요한데 불펜 투수를 영입한 KIA 프런트의 잘못도 있었다.
이듬해는 더욱 화려한 선수가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21승에 빛나는 호세 리마였다. 98년 휴스턴에서 16승(8패) 233.1이닝을 소화했던 리마는 99년 무려 21승(10패)를 거두며 사이영상 4위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또한 메이저리그 통산 13시즌 동안 89승(102패)를 거뒀다. 분명 전성기가 짧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에 21승을 거뒀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업적이었다. 하지만 전성기를 한참 지난 리마는 한국에서 3승 6패 1세이프 평균자책점 4.89를 남기고 시즌 중에 퇴출당했다.
비록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으나 매우 유쾌한 선수였다. 한국을 떠난 리마는 2010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했다.
이 밖에 2001년 8월 KIA 유니폼을 입었던 리치 루이스도 있다. 리치는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동안 217경기에 나섰던 불펜 투수였다. 당시 KIA는 PS 진출을 위해 마무리 자원으로 리치를 선택했다. KIA는 규정상 PS 출전이 불가한 시점에서 영입하며 파격적인 선택을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리치는 한국에서 5경기에 등판 7.1이닝을 소화하고 리그를 떠났다.
전설로 남은 노혜수와 구동순 듀오
화려한 커리어에도 불구 계륵과 같았던 인물도 있던 반면 지금까지도 KIA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들도 있었다. 광주일고 출신(?)의 노혜수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받았고,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꼽히는 아킬리노 로페즈가 그 주인공이다.
로페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5시즌 동안 159경기 등판. 6승 6패 15세이브 3.7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로페즈는 메이저와 마이너에서 대부분 불펜으로 뛰었다. 그러나 KIA 유니폼을 입고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로 거듭났다. 2009년 14승(5패)으로 다승부문 공동 1위에 올랐고,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한국시리즈의 활약은 영원히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승에 이어 5차전 완봉승을 따낸 로페즈는 7차전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는 아직도 KIA 팬들이 잊지 못할 모습이기도 하다.
이듬해 4승(10패)으로 부진했으나 2011년 전반기에만 10승을 거두는 등 부활을 했다. 그러나 부상에서 100%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칭스텝의 조급증으로 후반기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로페즌 KIA에서 3시즌 동안 29승(24패)2세이브를 올렸다. 2011년에는 SK에서 잠깐 뛰기도 했다. 한국을 떠난 후에도 로페즈는 KIA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이는 ‘구동순’으로 사랑받았던 릭 구톰슨이다. 구톰슨 역시 2009년 KIA에서 활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었으나 일본에서 4시즌을 보낸 투수였다. 구톰슨은 로페즈와 원-투 펀치로 맹활약을 하며 13승(4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다. 시즌 중 부상을 당하기 전만 하더라도 로페즈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었다.
이 밖에 2005-2006년 2시즌 동안 뛰었던 세스 그레이싱어도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5년 시즌 중에 대체 선수로 입단해 6승(6패)를 거뒀던 그레이싱어는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2006년 타선의 저조한 득점 지원으로 인해 호투하고도 승리를 날린 경기가 많았다.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14승(12패)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다니엘 리오스도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그가 일본 진출 후 약물 파문을 일으킨 만큼 한국에서 업적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의 커리어가 한국 무대에서도 발휘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노에시는 KIA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받은 선수다. 과연 올 시즌 몸값을 하며 KIA 선발 마운드를 지켜줄 수 있을지? 아니면 반대의 사례가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