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2018년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 개교하는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산학 연구개발(R&D) 시설을 짓는다고 한국경제신문이 보도했다.
경영난으로 애초 서울마곡지구에 건립하려던 R&D센터를 포기하고 서울대와 함께 시흥캠퍼스에 조선해양산업 발전을 위한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과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대우조선의 산학협력 연구시설 등을 세우는 것을 핵심으로 한 업무협약을 지난 21일 체결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66만㎡ 중 5만㎡를 20년 무상임대 방식으로 대우조선에 제공하기로 했다.
대우조선은 여기에 1천억여원을 들여 길이 260m에 이르는 대형 수조(水槽) 등 조선해양 관련 연구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부실에도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R&D투자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대우조선의 강력한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선박 실험용 대형 수조 등을 갖춘 연구개발(R&D)센터 건립은 대우조선해양의 30여년 숙원사업이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국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대형 수조를 갖추지 못해 각종 선박 실험등을 국내외 다른 시설에 의존해야 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대우조선은 수조가 없어 네덜란드나 노르웨이, 스웨덴 등 해외 국가에 상당한 비용을 내며 실험을 해왔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이 지난해 부지 매입 비용으로만 2천억여원을 지출하며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대규모 R&D센터를 건립하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초 대우조선은 마곡에 세계 최대 규모의 다목적 예인수조 등을 짓고 연구원과 직원 5천여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발생한 대규모부실로 2분기에 3조원, 3분기에도 1조4천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어 이 같은 계획을 백지화했다.
마곡 R&D센터 건립을 위해 사들인 부지도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돼 매물로 나왔다.
이때 대우조선에 손을 내민 곳이 서울대였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에서 대우조선이 필요한 연구시설 부지를 20년 무상임대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R&D시설 유치에 나섰다.
제공 가능한 부지 면적도 협의 과정에서 3만3천㎡에서 5만㎡까지로 확대했다.
수조 건립을 위해 파주, 부산 등지에서 대체 부지를 물색하던 대우조선은 서울대의 제안이 비용 등에서 매력적이라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였다.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마곡지구 부지 매각을 원활히 마치면 ‘서울대행(行)’으로 최소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대우조선의 채권단도 이번 계획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서울대는 성낙인 총장 등이 직접 나서 대우조선 R&D시설 유치를 적극 추진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