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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평행 이론이 축구계에서 일어난다면 어떨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올 시즌과 지난 시즌에 강팀들 속에서 두각을 나타낸 레스터 시티와 사우샘프턴이 그 주인공들이다.
돌풍의 팀 레스터 시티의 질주가 매섭다. 벌써 절반 가까이 지난 2015-2016 프리미어리그 순위 테이블에서 승점 38점으로 아스날, 맨체스터 시티 등의 강호들을 따돌리고 단독 1위를 수성 중이다.
2014-2015시즌 후반기 깜짝 선전했지만 가까스로 강등권 위기를 모면했던 만큼 올 시즌 레스터 시티의 돌풍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라니에리 감독의 일사불란한 지휘 아래 강호들을 잇달아 물리치고 프리미어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엔 돌풍의 팀들이 나왔다 사라지지만 올 시즌 레스터 시티의 선전은 지난 시즌 전반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사우샘프턴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첫 번째로 두 팀의 감독 모두 수비수 출신의 명장이라는 점이다. 사우샘프턴의 감독 `로날드 쿠만`은 바르셀로나에서 레전드 대우를 받고 있는 센터백 출신으로 감독 데뷔 후 아약스, 에인트호번, 벤피카 같은 명문팀에서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레스터 시티의 감독 `클라우디오 라니에리`역시 이탈리아 세리에 리그 수비수 출신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유벤투스, 인터밀란 같은 명문팀을 거치며감독으로서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또한 두 감독 모두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에서 감독을 역임한 경험이 있는데, 부진한 성적으로 씁쓸한 이별을 했다는 흥미로운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두 팀 모두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팀이라는 사실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 사우샘프턴은 강력한 압박을 기반으로 수비부터 공격까지 매끄럽고 빠르게 경기를 운영하며 완성도 높은 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레스터 시티 역시 짜임새 있는 전술 아래 속도감 넘치고 화끈한 공격축구를 구사하며 강호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마지막은 확실한 한 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공격전개가 매끄럽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마무리를 지어줄 해결사가 없다면 경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에 사우샘프턴의 키 194cm 장신 공격수 `그라치아노 펠레`가 최전방에서 많은 골을 터트리며 전반기 돌풍을 이끌었다면 올 시즌 레스터 시티엔 `제이미 바디`가 있다. 현재까지 17경기에서 무려 15골을 터트리며 팀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렇듯 닮아있는 두 팀의 행보인 만큼 올 시즌 레스터 시티의 돌풍이 계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지난 시즌 사우샘프턴이 얇은 스쿼드와 부상으로 인한 핵심전력 이탈 등으로 인해 결국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DTD(DownTeam is Down)라는 말이 있다. "내려갈 팀은 내려가게 되어있다"는 스포츠계에선 불문율과도 같은 이론이다. 레스터 시티는 당장 다가오는 박싱데이 기간에 리버풀, 맨시티와 같은 리그 강호들의 거센 도전을 받을 예정이다. 과연 레스터 시티가 평행이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있을까? 레스터 시티의 행보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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