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대로 결혼전 한 미모, 한 몸매 하던 여자였다.
피부는 백옥 같았고, 선명하진 않아도 나름 S를 찾을 수 있는 몸이었다.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휘날리며 걸어가면 뭇 남성들의 곁눈질을 즐기기도 한 나름 `괜찮은` 여자였다.
하지만 한 남자의 여자가 되면서 그 시선들은 사라졌으며 임신을 하면서 남편마저 나를 여자로 보지 않는 느낌이다.
아기를 가졌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내 몸에 나타나기 시작한 변화는 나를 자괴감에 빠지게 한다.
입 주변은 버짐이 핀 것처럼 벌겋고 가려워 남편과 뽀뽀를 하기도 힘들고, 좁쌀만한 여드름은 화장으로 가려도 가려지지 않으며, 여드름 때문 울퉁불퉁해진 피부는 다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목이며 겨드랑이며 접히는 부분은 검게 변해 춥지도 않은 날부터 목까지 올라오는 티셔츠를 입고, 임산부 요가수업에는 누가 볼까 부끄러워 긴팔을 입는다.
머릿결은 빗자루마냥 푸석푸석하고, 살은 이미 터져 여기저기가 가렵다.
`튼살크림`이 기대만큼 효과가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밤낮으로 열심히 바르고 있다.
배는 점점 더 불러 올 텐데.. 그 누가 `아름다운 D`라인이라고 했던가?
공감하는 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기를 갖게 됐다는 기쁨을 느끼는 것도 잠시. 내 몸의 변화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가슴이 팽팽해지고 유두 주위와 아랫배 중앙 등의 피부가 검게 변하고 주근깨도 두드러진다.
이는 멜라닌 세포자극 호르몬의 수치가 높아지면서 피부를 검게 만드는 것이다.
색소 침착은 출산 이후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일부는 출산 후에도 남아있을 수 있다.
출산 이후 레이저 토닝 등을 통해서 완화시킬 수 있지만 임신중 별다른 치료법은 없다. 그냥 견뎌야 할 뿐,,
임산부 5명중 한명은 임신 3기에 가려움증, 발진, 두드러기 등 `임신소양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임신소양증`은 태아가 성장하면서 자궁이 커지고, 간을 압박해 담즙배출에 이상이 생기면서 나타난다. 이 답즙이 혈액과 섞이면 가려움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먹는 약을 피하기 위해 괴로움을 견디며 참지만 이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신완찬 더맑은의원 원장은 "가려움증에 대한 스트레스가 남아있으면 아이도 스트레스를 그대로 받기 때문에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임신기간에도 쓸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항히스타민제는 알러지를 완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 "국소부위에만 태아에 무리가 없는 약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고 냉찜찔을 자주 해주면 오히려 임신기간을 편안하게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 외 임신 초기부터 입 주변 각질 등은 면역력이 저하돼 생기는 증상이므로 비타민B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밀가루 음식과 육류 그리고 유제품 보다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한다.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면 모든 기능들이 정상화 돼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온다.
비단 피부 뿐만이 아니다 불면증은 기력까지 쇠하게 한다.
푹 자고 싶은데 잠을 잘 수 없어 낮에도 피곤하고 짜증이 난다. 잠을 잘 못자니 더 못생겨진다.
이는 태아가 24시간 주기로 생활하기 때문에 엄마가 자고싶을 때 조차 신진대사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태아가 방광을 압박하면서 화장실을 자주가게 된다.
하지만 수면제 같은 약물 복용은 절대 안된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우유를 마시는 등 숙면을 취하기 위한 방법들이 도움이 된다.
당연히 우울하고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엄마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위해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부터 모성이 생기는 것이다.
또 생각해 보라. 임신트러블은 정말 아주 감사히 받아들일 수 있으니 아이만 와달라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당신의 어머니와 어머니의 어머니도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을,,
당신은 누구보다 아름답다.
혹시, 단지 임신을 `준비`만하고 있을 뿐인데 튼살과 D라인, 여드름을 고민하고 있다면..
그건 그냥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먹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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