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최고경영자(CEO) 3명 중 2명(66.7%)이 2016년에 ‘긴축 경영’을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2015년에 긴축 경영을 계획한 비율(51.4%)보다 15%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국내 대기업들의 내년도 경영은 올해보다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에 국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CEO는 15.9%에 그쳤다. CEO 10명 중 7명 이상은 현재 국내 경기를 장기형 불황으로 진단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3일 발표한 ‘2016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서 235개 회원사 중 52.3%가 내년에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경총은 이 같은 수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촉발 시점인 2009년 전망 조사(2008년 12월 시행, 67.1%) 이후 가장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상유지’라는 응답은 30.2%, ‘확대경영’은 17.4%로 집계됐다.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더욱 소극적인 경영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축 경영 의사를 밝힌 CEO의 비율이 중소기업(45.8%)보다 대기업(66.7%)에서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조사(51.4%)보다 긴축 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CEO가 늘었다. 대기업 CEO 중 2016년 경영 기조를 현상 유지로 잡은 비율은 19.6%, 확대 경영은 13.7%에 불과했다.
긴축 경영 의사를 밝힌 CEO들은 ‘전사적 원가절감’(42.4%), ‘인력부문 경영합리화’(24.7%), ‘신규투자 축소’(17.7%) 등을 시행 계획으로 내세웠다. 인력 부문 경영합리화의 세부 방안으로는 ‘조직개편’(46.3%), ‘인원감축’(19.5%), ‘직무전환’(17.1%)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EO의 75.7%는 현재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했다. 15.3%만이 현재 경기가 저점으로 회복이 멀지 않았다고 예상했다. 2016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CEO는 응답자의 15.9%에 그쳤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40.8%가 ‘상당기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내년 투자와 고용계획 모두 ‘확대’ 보다는 ‘축소’를 계획한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2016년 투자는 ‘2015년 수준’(42.3%), ‘소폭 축소’(27.8%), ‘소폭 확대’(16.7%)로 나타났다. 채용은 ‘2015년 수준’(48.7%), ‘소폭 축소’(26.1%), ‘소폭 확대’(15.5%) 순이었다.
CEO들은 내년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2.7%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요 경제 기관들이 전망한 3% 초반보다 낮은 수치다. 경총은 “기업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풀이했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4대 개혁(노동, 공공, 금융, 교육)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노동 개혁’(61.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노동 개혁 과제 가운데 가장 시급한 것은 ‘직무 성과 중심 임금 체계로의 개편’(32.3%)이 꼽혔다.
노동 개혁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것 같냐는 질문에는 59.8%의 CEO가 회의적으로 생각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37.4%), ‘정부의 리더십 부족’(29.7%), ‘노사간 신뢰 부족’(19.4%) 등이 그 이유였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적극적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31.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3.7%), ‘시장경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10.7%), ‘투자· 창업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10.5%)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설문 조사는 올해 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경총 회원사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대기업이 69곳, 중소기업이 166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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