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유명 치킨 체인점 주방에서 영업시간 종료 후 원인 모를 화재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장 조사에서는 담배꽁초나 전기합선, 인화물질 같은 구체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았고, 누군가 일부러 불을 낸 증거도 발견하지 못 해 소방당국의 화재조사 결과는 매번 `자연발화`, 즉 `저절로 난 불`로 분류됐다.
이에 대해 구리소방서 화재조사관들의 조사 결과,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체 화재 중 자연발화 비중은 0.47%에 불과한데 치킨집에서는 6.49%를 기록, 치키닙에서의 자연발화 빈도가 14배나 높았다.
또 최근 3년간 치킨집 자연발화 사례 총 27건 중 80%에 육박하는 21건이 특정 업체에서 발생한 사실도 눈에 띄었다.
이와 관련해 김판규 소방위 등 구리소방서 화재조사관들의 재현 실험 결과, 밀가루 등 튀김옷을 입힌 닭을 튀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더미 내부 온도가 200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불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튀김 찌꺼기는 소량으로는 불이 나지 않지만 야간에 주문이 밀려 계속 쌓이게 되면 내부에 열이 축적돼 온도가 점차 높아져 찌꺼기 성분 밀가루의 발화점(180∼200도)에 도달했다.
특히 튀김 찌꺼기를 곧바로 건져내지 않고 기름 속에 오래 방치할수록 찌꺼기 더미 내부 온도가 더 높이 올라갔다.
김판규 소방위는 "해당 치킨 업체의 매뉴얼에는 튀김옷을 입힌 닭을 뜨거운 기름에 넣은 후 30초 이내에 찌꺼기들을 건져내게 돼 있지만 일선 매장에서는 이를 지키기 어렵다"며 "튀김옷 찌꺼기들이 오래 기름 속에 머무를수록 수분이 제거돼 자연발화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유독 A치킨 업체 매장에서 화재가 반복되는 원인은 이 업체의 치킨 조리 온도 등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다.
A치킨의 조리 온도는 180도로 경쟁업체들보다 많게는 10도 정도 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조리 온도 그 자체로는 자연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아니며, 찌꺼기 처리를 안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김 소방위는 강조했다.
김 소방위는 "치킨 매장에서는 찌꺼기를 재빨리 건져내고 다량이 쌓이지 않게 하며, 처리 용기를 스테인리스 등 불연성 금속재질로 해야 저절로 불이 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