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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한·일 오가며 위기 수습…타개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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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의 혼란과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 탈락의 아픔 속에서도 바쁘게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그룹 위기 수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경영권을 놓고 경쟁하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지연시키거나 신 회장의 경영 전반에 대한 부정적 홍보전에 나설 경우, 위기 극복이 말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한 달에 한 번이상 일본행…한·일 공조도 `시동`

2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일 일본으로 출국해 주말동안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에서 일본 롯데 업무를 보고 23일 현지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이동했다.

신 회장은 일본에 체류하며 롯데홀딩스 사업 현안을 점검하는 동시에 상장을 앞둔 호텔롯데의 일본 주주들에게도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15일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돼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원톱` 자리에 오른 이후 거의 한 달에 한 번 이상 일본을 찾아 1주일 가량 머물며 일본 롯데 경영을 함께 챙기고 있다.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전까지 약 30년동안 한국과 일본에 한 달씩 번갈아 머물며 `셔틀 경영`을 펼쳤던것과 닮은 꼴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한국 롯데에 비해 부진했던 일본 롯데도 신 회장 대표 취임 이후 한·일 롯데 `공조`와 함께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게 홀딩스 내부의 평가다.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은 21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보도를 통해 한·일 롯데가 태국 방콕 면세점 출점, 일본롯데 과자 동남아(아세안)·중동 판매, 전지분유 등 원재료 공동구매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쓰쿠다 사장은 2018년 창업 70주년을 맞아 일본 롯데 영업이익이 2015년 예상치의 1.5배인 300억엔에 이르고, 매출도 올해(3,600억엔 추정)보다 1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다음달까지 2016년 경영계획·인사에 몰두

신 회장은 지난 24일 늦은 오후 베트남에서 돌아와 25일 소공동 집무실에 정상 출근했고, 오전 중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상가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곧바로 다시 집무실로 돌아와 밀린 업무를 처리하는 등 연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과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 상실 등에 따른 그룹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적극적 해외사업·신사업 추진으로 그룹 안팎에 롯데의 `활력`과 `정상경영`을 더 뚜렷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신 회장은 14일 잠실 면세점 탈락이 확정된 뒤 불과 이틀만인 16일 잠실 면세점 관련 인력을 유통계열사가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그룹 임직원들의 사기를 고려한 발빠른 조치였다.

아울러 면세점 탈락과 관계없이 당초 2월로 예정된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대국민 약속을 어겨 소비자들로부터 롯데 그룹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경우, 사실상 재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동빈 회장은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중순까지 2016년도 경영 계획을 짜고 임원 인사를 구상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내년을 포함한 미래 구상, 그룹 위기 극복 방안 등은 다음 달 4일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열리는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 신동주, 호텔롯데 2월 상장에 `부정적`…여론전 사이트 오픈

하지만 신동빈 회장 앞에는 여전히 가장 큰 `경영 리스크`로서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홀딩스 부회장이 남아있다.

현재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와 전체 롯데그룹 경영권 경쟁에서 동생 신동빈 회장보다 여전히 열세에 있다.

롯데홀딩스 종업원 지주, 임원 지주와 계열사를 `우호 지분`으로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는 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신동빈 회장의 경력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거나 신동주 전 부회장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질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 롯데를 장악한 신동빈 회장이 추진하는 사업이나 제시하는 경영 방향 등에 사사건건 반대하거나 제동을 걸어야하는 위치이다.

실제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롯데면세점 특허 재승인 과정에서 끊임없이 경영권 분쟁 이슈를 부각시키며 사실상 `재`를 뿌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달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신동빈 회장 등을 상대로 한·일 두 나라에서 모두 소송을 제기했다"며 본격적인 반격을 알렸다.

바로 그 다음주 12일로 예정된 신동빈 회장의 `롯데면세점 상생 2020` 선포식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다.

면세점 결과 발표(14일)를 이틀 앞둔 지난 12일에도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에서 기자 회견을 열어 또 다른 소송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여전히 호텔롯데의 내년 2월 상장 계획에 `부정적` 입장이다.

민유성 SDJ코퍼레이션(대표 신동주) 고문은 "상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현재 불투명한 요소에 대해 투자자에게 확실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상장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원활한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필요한 주주들의 보호예수(상장 후 일정기간 지분을 팔지 않는 규정) 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의할지도 여전히 미지수이다.

더 나아가 신동주 전 부회장은 24일 인터넷에 `롯데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의 일본어 사이트(www.l-seijouka.com)를 열고 여론전에 나섰다.

경영권 분쟁 관련 법적 소송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는 글, 지난 12일 도쿄에서 진행한 신동주 전 부회장의 영상 등이 주로 실렸다.

재계 관계자는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롯데의 면세점 탈락 배경도 `실력 부족`이라기 보다는 경영권 분쟁 때문에 크게 나빠진 `여론` 때문"이라며 "그런 충격을 겪고도 그룹 이미지 훼손은 고려하지 않고 계속 분쟁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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