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대형 3사가 해양플랜트 부실로 인한 손실이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0년부터 해양플랜트를 대거 수주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손실만 8조여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이 3조2천400여억원, 대우조선이 3조여원, 삼성중공업이 2조여원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에 1조1천여억원, 3분기에 1조9천여억원의 해양플랜트 손실을 반영했고,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에 5천여억원, 올해 2분기에 1조5천여억원을 털었다. 대우조선은 올해 2분기에만 3조여원의 손실을 추가했다.
이어 올해 3분기 현대중공업에서 6천여억원, 대우조선에서 3~4분기에 1조5천억~2조원의 해양플랜트 손실이 추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3분기 해양플랜트 부문 공정 지연 등으로 6천784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증권 시장 등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규모 적자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3분기 조선부문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 취소에 따른 손실을 미리 반영하고 유가 하락 등 해양부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예상 손실 충당금도 반영했다"고 밝혔다.
급기야 현대중공업은 반잠수식 시추선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생겨 추가 대금을 달라며 중재 절차까지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런던해사중재인협회에 노르웨이의 프레드 올센 에너지 자회사인 볼스타 돌핀을 상대로 1억6천700만 달러(1천884억원)의 대금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며 중재 신청을 했다.
또 반잠수식 시추선 건조 작업을 끝내고 인도하는 기간이 연장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시추선을 군산조선소에서 건조해 올해 3월 선주 측에 인도할 예정이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은 현대중공업 뿐만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미주 지역 선주와 맺은 7천34억원 규모의 드릴십 1척 수주 계약을 해지했다.
대우조선은 "선주사가 중도금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선주 측의 계약 불이행으로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받은 선수금과 건조 중인 드릴십의 매각 권리를 갖기로 했다.
대우조선은 노르웨이의 원유 시추업체 `송가 오프쇼어`의 시추선 건조 과정에서 척당 평균 10개월~1년가량 지연되면서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지난 2011년 송가로부터 반잠수식 시추선 4척을 척당 약 6천억원에 수주했지만 송가의 기본설계 오류 등으로 작업 기간이 늘어나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며 최근 영국 런던해사중재인협회에 중재를 신청했을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 30억 달러에 수주한 나이지리아 에지나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사업, 2012년 27억 달러에 수주한 호주 익시스 해양가스처리설비(CPF) 사업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의 공기가 지연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말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었던 7천억원 규모의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1기의 인도 시기를 2017년 6월로 연기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달 노르웨이 유전 개발업체인 시드릴로부터 5억7천만 달러 규모의 시추선 계약을 취소당했다.
지난해 말까지 시추선을 인도하기로 했지만 인도 시점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현대삼호중공업은 1억6천800만달러의 선수금과 이자를 돌려줘야 한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해양 시추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조 중이거나 건조 예정인 시추 설비의 인도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며 "시추설비 1기가 인도 지연될 경우 4천200억원의 현금 유입이 지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