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면 그것이 미국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나, 미국은 한국과 중국이 아주 좋은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및 확대 오찬회담을 잇따라 가진 뒤 이스트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갖는다고 해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박 대통령 지난달 중국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한국이 중국에 경사돼 한미 관계가 자칫 소원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우리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고 싶고, 우리는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을 원한다"며 "중국과 함께 협력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를 원하고,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 대통령에게 유일하게 요청한 것은 우리는 중국이 국제규범과 법을 준수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중국이 그런 면에서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해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인데 중국이 법을 무시하고 원하는 대로 한다면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내가 희망하는 것은 박 대통령이 관계개선에 많은 노력을 했고, 미국도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과의 관계를 보며 여러가지 역사적 문제를 해결하고 모든 동북아 국가들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 김정은이 대북 제재의 해제와 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거나 비핵화에 대한 진정어린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면 우리는 대화의 테이블에 바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런 제스처를 보였다고 해도 과연 엄격한 검증을 받을 것이지만, 이란이 한 것을 북한도 할 것이냐는 다른 문제"라며 "과거협정을 깬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이란처럼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의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고립의 심화만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 전역에 걸쳐 평화와 안보의 린치핀(핵심축)이며 한국은 아시아재균형이라는 미국의 목표에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번 여름 휴전선 비무장지대에서 북한의 무모한 행동으로 2명의 군인이 부상을 당했을 때 박 대통령과 한국인이 결의를 갖고 대응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어떠한 도발과 침략도 강하고 단결된 한미의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한반도의 비핵화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라며 "북한인들에 대한 정권의 끔찍한 처우를 고려해 한미는 지속적으로 인권남용을 알리고 인권 위반에 대한 책임을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를 고집하는 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