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신한銀
삼부토건 대출 연장 반대
-삼부토건 대주단 “해줄 수 있는 방법 없다"
-은행권 등 1순위 채권자 대부분 담보 대출
-PF사업장 2순위 채권자 담보권 행사 조치
-자산 매각해도 2순위 채권자 손실 불가피
-대주단 "르네상스호텔 결국 공매로 가야 "
-"삼부토건 경영진 자산매각 시기 놓쳤다"
우리은행과 농협·신한·하나·외환·수협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삼부토건에 대해 대출만기연장과 자율협약시기 연장 등을 거부한 가운데 만기연장을 위한 논의나 향후 채권단 주도의 워크아웃 등에 대해 “논의의 여지가 없고 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대주단의 삼부토건에 대한 대출 대부분이 담보권이 설정된 것이어서 사실상 은행 등 1순위 채권자들은 손실 볼 것이 없는 가운데 삼부토건이 보증을 선 보증채무, 이와 관련한 개별 PF사업장 2순위 채권자들은 손실을 어느정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국내 토목·건설 1호 기업인 삼부토건은 대주단의 만기연장과 자율협약 연장 거부 등에 따라 2011년에 이어 또 다시 법정관리 수순 돌입이 불가피해 졌습니다.
11일 복수의 삼부토건 대주단 관계자에 따르면 대주단은 최근 채권단 회의를 열고 부의된 대출만기 연장안과 자율협약시기 연장 등을 부결시켰습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삼부토건은 9,443억원의 대출원리금 연체가 발생했다고 11일 오전 공시한 바 있습니다.
한 대주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부 채권은행들은 만기연장 등에 동의했지만 2대·3대 채권자인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이 동의를 하지 않아 만기연장 안건이 부결됐다”며 “이에 따라 삼부토건의 대출 원리금 연체가 발생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대주단은 삼부토건과의 자율재무구조개선협약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3년 동안 삼부토건이 르네상스호텔 자산 매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부여했는 데 자구노력도 부족했고 가격을 너무 높게 책정한 탓에 팔리지 않아 추가 매각 작업을 한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자율재무구조개선 협약 연장도 부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주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결국 르네상스 호텔의 경우 공매를 해서 채권을 회수하자는 것이 채권단 의견이고 지금이라도 삼부토건이 호텔을 매입하려는 대상자와 계약한다면 모르겠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결국 공매 수순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답했습니다.
삼부토건은 과거 무리하게 벌여 놓은 PF사업장에 대한 보증을 많이 선 것이 문제가 돼 2011년 1차 법정관리에 돌입했었지만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잡고 7,493억원 규모의 담보대출 등을 받아 법정관리에서 나온 바 있습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삼부토건에 대한 대출은 회사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성격이 아니라 담보 범위에 들어가는 대출이어서 한시적인 대출로 봐야 하는 데 르네상스 호텔을 팔아도 1순위권자 채권자들에게 대부분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헌인마을이나 유러피안 PF 대주단 등 2순위권자 채권자들은 담보권 행사 등 법적 조치를 취해도 모두 상환을 받기가 힘든 만큼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채권은행 등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대출받은 7,493억원과 각종 PF 대출 3,000억원 등에 대한 채무상환 압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삼부토건 측은 르네상스호텔 매각 등을 통해 급한 불을 꺼보려는 상황이지만 삼부토건측이 매각하려는 가격대인 9천억원대와 공매 시장에서 형성된 8천억원대 가격과 차이가 현격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태입니다.
삼부토건 측이 호텔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담보로 설정돼 있어 매각금액을 채권은행 등 1순위 채권자들이 회수하게 되고 자산중 신탁해 놓은 1,400억원 규모의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역시 좋은 가격에 팔았을 경우를 전제해도 800억원 가량을 상환하고 나면 3~400억원 정도 남게 됩니다.
3~400억원 역시 2순위 채권자들이 담보권 행사 등에 나서는 등 대부분 담보권이 설정돼 있어서 정상화에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사실상 없는 상황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삼부토건이 너무 시기를 놓친 측면이 크다”며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빨리 처분한 뒤 채권단과 협의를 통한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어야 하는 데 실기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실기를 한 측면도 있고 다른 건설사의 경우처럼 운영자금 등이 투입된 곳이라면 나중에 자금지원 회수를 위해서라도 만기연장, 자율재무구조개선협약 연장 등 타협점이 있었을 텐데 운영자금 지원도 없고 모두가 담보대출이다 보니 채권단이 양보할 여지가 없었던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삼부토건 측은 당장 법정관리 수순으로 돌입하기보다는 르네상스호텔 매각 등을 통해 채권단과 추가적인 협상 또는 채권단이 참여하는 워크아웃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지만 채권단 측은 “이미 할 만큼 모든 조치를 취한 상태인 만큼 추가적인 논의나 워크아웃, 만기연장 재논의 등의 여지는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대주단의 만기연장 부결, 자율재무구조개선협약 연장 불가 방침이 확고한 상황에서 삼부토건은 르네상스호텔과 여타 자산 매각 등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법정관리 돌입 수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