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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수의 현대문화평설] 물론 빨라야 한다. 하지만 좌우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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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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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 class="바탕글">
    ▲ <노규수 해피런(주) 대표> 음악은 시대의 문화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부르셨던 그 시대의 민요는 당연했다. 할아버지의 아들인 아버지가 부르셨던 "두만강 푸른 물에 노 젖는 뱃사공"과 같은 전통가요 역시 비교적 느리다고 볼 수 있다.
    <p class="바탕글">따라서 우리 민족의 심장을 박동시켜온 음악적 리듬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p class="바탕글">그래서 그럴까. 아버지의 아들인 필자가 불렀던 7080시대의 노래들도 대부분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의 속도였다.
    <p class="바탕글">하지만 최근 아들 세대가 부르는 우리 가요는 과거의 전통 노래들과 같이 느린 템포가 아니다.
    <p class="바탕글">마치 전투기로 폭격하는 것과 같이 크고 현란한 드럼 소리를 선두로 젊은 랩퍼들이 쏟아내는 `책 읽는 것`과 같은 노래 가사들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으니 필자도 이젠 늙긴 늙었나 보다.
    <p class="바탕글">어디 노래의 리듬뿐이겠는가.
    <p class="바탕글">우리나라의 인터넷 속도가 가히 세계 최고라고 한다. 최근 독일의 통계전문 리서치기업 스타티스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4년 3분기를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는 25.3Mbps라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이는 전 세계 평균치인 4.5Mbps보다 5.6배가량 빠른 속도다. 한국 다음으로 홍콩이 2위를 차지했으며, 3위부터 차례로 일본, 스위스, 스웨덴, 네덜란드, 아일랜드, 라트비아, 체코, 싱가포르가 10위권 국가를 형성했다.
    <p class="바탕글">인터넷 속도는 정보의 전달 속도와 동일한 개념이다.
    <p class="바탕글">자료를 보니 1Mbps(Mega bits per second)는 1초당 1백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라고 한다. 알기 쉽게 말하면, 1초에 A4 용지에 기록된 서류 90장 정도를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단위다.
    <p class="바탕글">따라서 한국의 인터넷 속도 25.3Mbps는 1초에 A4 용지 서류 2,277매를 보낼 수 있는 속도를 가리킨다. 보통 A4 용지 100장 내외면 책(단행본) 한권 분량이니, 무려 책 22권의 정보를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p class="바탕글">하지만 이것은 한국의 전체평균 속도일 뿐이다. 젊은이들이 찾는 PC방은 200Mbps를 넘어 2015년에 들어서는 500Mbps를 기록하고 있다. SK KT LG 등 3대 통신업체들이 치열한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는 결과다.
    <p class="바탕글">외국에서 세계 최고로 알고 있는, 한국 보통 인터넷 속도 25.3Mbps의 20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속도다.
    <p class="바탕글">전 세계 고속도로 중에서 독일의 아우토반이 가장 빠르고, 전 세계 고속철도 중에는 일본 신칸센 자기부상열차가 시속 603km로 가장 빠르다고 하는데, 정보화 고속도로에서는 가히 한국이 최고인 셈이다.
    <p class="바탕글">그것이 `빨리 빨리`가 만들어 낸 한국의 현대 IT문화다. 불과 50~60년 전만 농사지으며 소 몰고 느릿느릿 걷던 한국인들이 이제는 전투기 몰고 대지를 박차며 달려가는 듯한 모습이다.
    <p class="바탕글">물론 `빠른 것`이 21세기를 표현하는 시대의 정서일 수 있다. 그것이 오늘의 한국을 건설했을 것이다. 하지만 속도에 매몰돼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다 보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지 필자는 그것이 염려되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이젠 좌우도 살펴가자는 뜻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필자가 넘었던 강원도 미시령 고갯길은 마치 뱀이 기어가듯 굽이굽이 산허리를 감아 뻗어 있었다. 그 고개를 넘으며 보는 차창 밖 백두대간의 풍광은 가히 일품이었다.
    <p class="바탕글">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한철 버릴 것 없이, 양 눈 가득히 들어오는 우리의 산야는 필자의 가슴을 풍경화로 적셔 주었고, 미시령 고갯마루에 올라 휴게소에서 내려다보는 속초시내와 동해의 푸른 물결은 도시에서 막힌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청량제였다.
    <p class="바탕글">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보고 느끼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게 됐다.
    <p class="바탕글">일부러 그 길을 찾아가면 모를까, 지난 2006년6월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와 고성군 원암리, 속초시 노학동으로 이어지는 미시령터널이 개통됐기 때문에 사람들은 빠르고 빠른 땅속 직선터널을 이용해 속초 해수욕장과 설악산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p class="바탕글">차창 밖에 스치는 백두대간의 옆모습을 보기 힘들게 됐다. 대관령터널의 개통도 마찬가지다. 미시령보다 더 오래전부터 운무 가득한 대관령 고갯마루의 풍광을 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p class="바탕글">이러다가는 목적지 하나에만 집착할 뿐 과정은 모두 생략하고 사는 인생들이 돼버리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울 뿐이다.
    <p class="바탕글">바쁜 일상 속에서 때로는 옆을 보고, 때로는 뒤를 돌아보자. 우리의 인생길은 목표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한층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길게 숨을 들이켜 보자. 천릿길도 분명 한 걸음부터이기 때문이다.
    <p class="바탕글" style="margin-left: 60pt">글_노규수 : 1963년 서울 출생. 법학박사. 2001년 (사)불법다단계추방운동본부 설립 사무총장. 2002년 시민단체 서민고통신문고 대표. 2012년 소셜네트워킹 BM발명특허. 2012년 대한민국 신지식인 대상. 2012년 홍익인간. 해피런㈜ 대표이사. 2013년 포춘코리아 선정 `2013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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