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금융사나 보험사에서 펀드·보험에 가입할 때 14차례에서 19차례나 자필서명을 해야하는 불필요·비효율적인 관행 개선이 추진됩니다.
감독당국은 금융업권별로 서류·서명 등에 대해 전면적인 실태를 점검한 뒤 연내 세부방안을 마련하고 내년 7월 이전에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주요 금융거래 간소화 방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입니다.
9일 금감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 과제 세부추진계획의 일환으로 금융거래시 제출해야 하는 서류와 자필서명 등 불필요한 절차와 기대사항 등을 실태점검 등의 절차를 거쳐 1년내에 대폭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금융거래를 할 때 제출서류나 서명 현황을 보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주계약 서류 2종과 부수서류 13종 등 모두 15종의 서류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모두 19차례나 서명을 해야 합니다.
금융투자사에서 펀드를 가입하거나 보험사에서 변액보험 등 보험청약을 하는 경우에도 9종에서 14종의 서류를 작성해야 하고 서명도 각각 15차례, 14차례씩 거쳐야하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을 야기해 오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제출서류나 기재사항, 서명 중 상당부분이 금융사의 책임회피 목적으로 형식적 또는 관행적, 중복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금융소비자의 불편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 금융사 또한 비용부담과 형식적인 절차에 따른 사후 불완전 판매와 관련한 분쟁이 빈번해 지는 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금융업권별로 주요 금융거래를 할 때 해야하는 서류·기재사항·서명 등의 실태를 전면 점검한 뒤 법규준수와 권리보전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하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1년내에 대폭 간소화해 소비자의 권익제고와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금융산업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예를 들어 은행에서 대출을 할 경우 요구하는 `담보제공자가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은 일반적인 유의사항에 해당되기 때문에 폐지하는 등 관행적으로 요구하던 서류를 폐지할 계획입니다.
또한 유사한 목적으로 중복으로 요구하고 있는 서류는 통폐합하는 한편 ELS 가입시 기재해야 했던 `고령자 투자숙려제 확인서` `가족조력제 확인서` 등은 행정지도기간이 종료된 점을 감안해 폐지키로 했습니다.
이와함께 금융사 내부관리 목적으로 요구해오던 징구서류 등은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자필서명 역시 금융사들이 사후책임을 피하기 위해 불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도 서명을 받아오던 것을 법규준수와 권리보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서명을 받도록 개선키로 했습니다.
이럴 경우 은행에서 계좌이체를 할 때 필요하던 신청서상 서명과 증권의 경우 취약투자자 설명확인서, 보험의 경우 회사 자체의 이전 계약과 새로운 계약간 비교안내 확인서 등은 폐지 또는 축소될 예정입니다.
이밖에 흐린글씨로 가필된 서류 위에 소비자가 해당문구를 직접 기재하도록 하는 덧쓰기 항목도 축소 또는 폐지되고 기존의 금융사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다시 기재토록 하던 기재사항도 최소화하기로 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 금융업권별로 제출서류 간소화 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하고 내년 7월 이전에 시행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며 "은행과 증권, 보험 등 주요 금융거래 간소화 방안을 우선 마련해 참고한 뒤 여타 금융거래 관련 간소화로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