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이 근로자의 희망퇴직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전직시킨 조치는
`부당 전직`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유사 사례의 경우 잣대로 적용될 전망이다.
서울고법 행정6부(김광태 부장판사)는 쌍용자동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 전직 구제 판정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쌍용차는 2009년 구조조정 단행후 전체 사무직 인력 중 차장·부장급의 관리자가 증가하자
2011년 성과와 역량이 저조하다며 관리자 11명을 대기발령했고 이들 중 6명은 스스로 퇴직했다.
회사는 2012년 남은 5명을 인력이 부족한 영업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당사자들은 당연히 강하게 반발하며 동의를 거부했으나, 회사 측은 2013년 2월 인사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해 전직을 통보했다.
대부분 그렇듯이 영업직 급여는 기존 임금의 50%를 기본급으로 받되 차량 판매에 연동해 성과급을 받는 구조였다.
이들 5명은 전직 처분에 따라 차량판매 영업을 시작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을 구제해달라고 신청했고
중노위는 부당전직이 맞다고 판정, 쌍용차에 원직 복직과 전직 기간의 정상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회사 측은 불복해 재심 판정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던 것.
1심은 "이 전직 처분으로 원고가 얻을 수 있는 경영상의 성과 내지는 이익에 비해 해당 근로자들이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하게 큰 것으로 보이므로 이 처분은 위법하다"며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2심 역시 "원고가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하려고 영업직을 신설하고 기존 사무직 근로자 중 일부를
영업직으로 전직할 필요성이 있었음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지만,
전직할 근로자를 합리적으로 선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에게 여러 차례 희망퇴직을 권유했고 이후로는 사무직 근로자를 영업직으로 전직시킨 사례가 없는 등의 사정을 볼 때
엄격한 해고 요건을 피하면서 희망퇴직을 압박, 근로관계를 종료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는 해고를 피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전직 처분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당시 원고가 정리해고를 고려할 정도의
경영상 위기에 처해 있었다거나 이를 피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처분을 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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