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홍이주가 오는 25일부터 나흘간 서울 대학로 브로드웨이아트홀 3관(구 비너스홀)에서 공연하는 연극 `1950 결혼기념일`에서 주연 `영랑` 역을 맡았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주로 활동했던 그가 연극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한창 관심을 모아가고 있는 이 시기에 연극 무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연극을 너무 하고 싶었는데 그동안은 다른 스케줄과 겹쳐서 못했어요. 그러다 이 작품을 접하게 됐죠. 극단 배우다방의 연극 `공장장봉작가`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정말 신선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지난 해 말에도 연극 제안을 한 번 받았은데 영화 `소시민` 촬영 때문에 부산에 있어서 부득이하게 못했어요. 이번에 윤진하 연출가님이 다시 제안을 해주셔서 기꺼이 하겠다고 했죠.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감사한 일이네요."
첫 연극 연기라 힘든 점도 많다. "무대라 발성도 다르고 몸 쓰는 것, 다른 배우들과의 소통도 다르더라고요. 게다가 2월에 이미 초연을 한 작품이고 배우들 절반 이상은 2월에 한 번 공연을 했던 배우들이라 따라가는게 쉽지 않았어요. 또 연습기간도 짧아서 더 그랬죠."
연극이라는 장르는 NG가 없다. "공연 중에는 실수를 하더라도 다시 갈 수가 없잖아요. 아무리 연습 때 잘했어도 공연 때 잘못하면 물거품이 되니까 정말 집중을 많이 해야해요. 그런데 그게 연극 연기의 장점이기도 한 것 같아요."
홍이주가 연기하는 `영랑`은 1950년 6월 25일 결혼식 당일에 남편과 생이별을 하고 피난길에 나서게 되는 애틋한 캐릭터다. "1950년대에는 여성들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편이 아니었죠. 그래도 영랑은 누구보다 용기있고 강한 여자였어요. 연약해 보이지만 그 내면에 강한 모습을 간직한 여성이죠. 우리 연극은 실제 있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 연기를 할 때마다 가슴이 많이 아파요. 마지막 장면은 정말 울컥하는 느낌이죠. 실제 영랑이 있으면 안아주고 싶어요. 하지만 연기를 해야하니 슬픔을 많이 걷어내고 절제 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되서 혼나기도 했어요."
그래도 홍이주는 연극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 "연극은 정말 매력적인 장르인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하고 싶죠.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연극 공연을 마친 후에도 홍이주는 쉴 틈이 없다. "민병훈 감독님의 새 영화 `황제`(가제)가 7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거든요. 그리고 새 드라마도 준비중이라서 당분간은 바쁘게 활동할 것 같아요. 많이 응원해주세요.(웃음)"
한국경제TV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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