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김한길 소환 통보.. `특별사면` 노건평 씨도 소환조사 방침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권 금품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새누리당 이인제(67)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62) 의원을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소환 조사한다.
또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과 관련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73)씨도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22일 두 현역 의원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일정을 조율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동선과 행적, 자금흐름 등을 복원하고 주변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 의원이 성 전 회장과 여러 차례 접촉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성 전 회장이 2012년 3월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이 의원이 대표로 있던 선진통일당으로 당적을 바꿔 같은해 4월 당선되는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건네졌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경남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성 전 회장이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류승규(69) 전 자유선진당 의원에게 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이와 관련해 류 전 의원을 소환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류 전 의원이 성 전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자금의 사용처 등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전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에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다.
김 의원의 경우 성 전 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으면서 사업 관련 청탁이나 정치 활동과 관련한 도움을 요청받고 그 대가로 금품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 의원이 지난해 추석 무렵 베트남 여행 경비를 성 전 회장으로부터 지원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실제 성 전 회장의 일정표에는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김 의원과 24차례 만난 것으로 기재돼 있으며, 성 전 회장 사망 하루 전에는 두 사람이 함께 식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품 공여자인 성 전 회장 사망으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되살리기 어렵고 주변인들의 목격담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조사한 후 사법처리까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의원의 수행비서 역시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으면서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관계자는 "서면조사로는 사실관계를 알 수가 없어서 소환 조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성 전 회장의 일정과 동선, 유의미한 시점, 자금 등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건평씨와 관련해선 성 전 회장이 2007년 12월 특별사면 명단에서 빠졌다가 추가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확인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특별사면 로비 의혹과 관련해 몇 가지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꼭 확인해야 할 사항이 생기는 등 조금의 변화가 있다"며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성 전 회장의 사면 청탁이 있었다고 해도 금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나지 않았고 특사를 받은 당사자와 당시 결정권자인 노 전 대통령이 모두 사망한 상태인 만큼 사법처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특사의 경우 현직 대통령의 통치행위 일환인 만큼 관련자들을 사법처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건평씨가 이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될 경우 네번째 검찰 조사를 받는 게 된다.
건평씨는 2004년 7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 측으로부터 연임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또 2006년 세종캐피탈 사장으로부터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로 2008년 12월 구속돼 징역 2년6개월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건평씨는 2010년 8월15일 광복절 특사로 출소했다.
2012년 5월에는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