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일모직과의 합병 반대를 선언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주식 등 현물 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임원식 기자.
<기자>
삼성물산의 지분을 7% 넘게 사들이며 3대 주주로 등극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현물 배당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삼성물산은 엘리엇 측으로부터 다음달 17일에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가 갖고 있는 삼성 내 타 계열사의 주식을 현물로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꾸자는 내용의 주주 제안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1%를 비롯해
제일기획과 삼성SDS 지분도 각각 12.6%, 17.1% 갖고 있습니다.
이들 계열사 지분 가치를 모두 합치면 약 14조 원에 이르는데 이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삼성물산의 시가총액보다도 2조 원 이상 더 많습니다.///
즉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회사가 갖고 있는 계열사 주식들이 주주들을 위해 쓰여지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엘리엇 측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엘리엇 측의 요구에 대해 삼성은 부정적인 입장인데요.
우선 이달 하순에 있을 이사회에서 정관 변경 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릴 지 여부부터 가리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엘리엇 측의 제안에 이렇다할 법적 하자가 없는 데다 오히려 안건 상정이 불발될 경우 엘리엇 측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안건 상정은 사실상 불가피해 보입니다.
결국 엘리엇 측의 정관 변경 제안은 다음달 주총에서 표 대결로 가려질 전망인데요.
주총 전까지 우호 주주들을 끌어모이기 위한 삼성과 엘리엇 간의 치열한 물밑 작업은 벌써부터 시작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주 외국인 투자자들은 물론 국민연금을 비롯한
삼성SDI와
삼성화재 등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지지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삼성물산 지분을 10% 가량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어느 쪽을 택하느냐가 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엘리엇의 지분 매입 발표와 함께 삼성물산 주가가 급등하면서 엘리엇은 지난 4일과 5일 이틀 동안 천5백억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거뒀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서초동 삼성 사옥에서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