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거 한 마을에 한 대꼴로 TV가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60년이 흐른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한사람당 한대씩 자기만의 TV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는데요.
방송을 전송하는 방식도 보는 스타일도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급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일명 `IPTV`의 진화와 미래 과제를 지수희, 유은길, 박상률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60년대 `박치기 왕` 김일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TV가 있는 집으로 모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흑과 백으로 표현된 화면이 전부였지만 그 마저도 아까워 경기가 끝나면 문이 달린 TV장에 자물쇠까지 잠궈놨습니다.
대기중 전파를 이용한 이른바 지상파 방송이 시작되면서 수도권 시청자들은 1991년까지 4개의 채널 볼 수 있게 됩니다. (1947년 KBS, 1961년 MBC, 1990년 EBS, 1991년 SBS)
공중에 날아다니는 전파를 잡아야하기 때문에 집집마다 삐쭉삐쭉 튀어나온 안테나가 설치됐지만, 이 모습도 케이블 TV가 생기면서 추억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전파가 아닌 케이블을 이용한 유선방송 시대가 열리면서 전파가 도달하기 어려운 산간벽지도 TV시청이 가능해졌고, 채널 수도 늘어났습니다.
지금은 인터넷 통신방식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지 VOD서비스가 가능한 IPTV가 대세입니다.
<인터뷰> 신재춘 IPTV협회 사무총장
IP라는 것은 주소체계를 갖는 통신 방식입니다. IPTV는 일방적인 방송이 아니라 소비자와 방송이 통신이 돼 방송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채널수가 무한에 가깝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특히 IPTV가 생기면서 드라마를 보기 위해 시간맞춰 집에 들어가는 풍경이 사라졌고, 아이들 교육 콘텐츠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한연주 / 경기도 하남
"집안일 하거나 아이 이유식 만들 때 언제든지 원하는 영어 동영상 보여줄 수 있고, 저도 놓친 드라마 언제든지 볼 수 있어서 편하게 이용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IPTV 가입자수는 지난 2009년 174만명에서 지난해 1084명으로 늘었고, 전체 유료방송 시장에서 IPTV의 점유율도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IPTV 점유율 2009년 9%, 2010년 15%, 2011년 21.1%, 2013년 27.8%, 2013년 33.7%)
IPTV는 앞으로 TV를 보면서 쇼핑을 하는 등 소비자의 참여가 더 많은 쪽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탠딩> 지수희 기자
"그렇다면 IPTV가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사업자들은 IPTV 시장 확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요?
이 내용은 유은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오프닝> 유은길 기자
“IPTV시장 성장은 시대 변화가 가장 큰 배경요인입니다.
초고속인터넷의 확산 보급과 스마트폰 시대 개막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당연한 세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고화질로 다양한 방송을 보고 싶고 집 안에서 건강도 챙기고 큰 화면으로 게임도 즐기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 하는 까다로운 한국 고객들의 욕구와 문화적 특성이 IPTV 확산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호 SK브로드밴드 미디어기획팀장
“고객의 니즈나 여러 가지 경쟁지형이 콘텐츠차별화의 심도가 굉장히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SK도 해외 영화나 시리즈 혹은 키즈, 애니 컨텐츠의 차별화를 통해서 고객의 요구에 다양하게 대응할 계획이구요”
<인터뷰> 이창건 KT 미디어사업팀장
“가장 많은 UHD컨텐츠 가장 많은 UHD채널 가장 빠른 UHD채널을 제공함으로서 고객들의 가치를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IOT와 TV를 연계한 의료 건강 헬스 부분에서 차별화된 융합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삶의 질을 높이는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인터뷰> 정덕진 LG유플러스 IPTV사업팀 부장
“기존 스마트폰에서 했던 게임들을 그대로 TV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구요, 별도의 콘솔박스 없이 IPTV 셋톱만 있으면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스마트폰에서 감상하는 영상 음악 같은 서비스들을 그대로 TV에서 동일하게 시청할 수 있는 구글캐스트 기능이 추가 되었구요”
이 같이 IPTV에서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주요 이통사들이 전국 통신망을 커버하면서 투자를 확대해 케이블TV에 비해 파일 전송 가능 용량이 압도적으로 커, 콘텐츠 확장성이 있는데다 이용 편의성도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전화, IPTV에 휴대폰까지 통신결합상품 할인을 통해 다른 미디어플랫폼 보다 이용요금을 낮추는 것이 가능한 것도 IPTV 시장 확대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IPTV 업계는 공격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늘어난 시장에서 이제 초고화질 유료방송콘텐츠와 홈쇼핑을 통해 가시적인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홈의 허브로서의 수익성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창건 KT 미디어사업팀장
“KT가 바라본 미래는 영상중심의 미래가 될 것이고 좋은 컨텐츠를 프리미엄급으로 누리고 싶은 고객의 니즈는 커져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경호 SK브로드밴드 미디어기획팀장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 양면시장에 기초한 광고와 커머스 비즈니스를 좀 활성화시키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홈 안에서의 서비스들과 연계가 강화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인터뷰> 정덕진 LG유플러스 IPTV사업팀 부장
“홈IOT 사업에서의 그런 IOT 허브로서의 IPTV 역할이 있을 것으로 장기적으로 기대됩니다.”
IPTV는 단순한 TV 플랫폼을 넘어 모든 이의 오락, 건강도구, 가정의 전체 가전 그리고 집 시설물 등과 연결되면서 스마트홈과 스위트홈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클로징> 유은길 기자
“시장이 확대되는 IPTV에서 이동통신사들은 이 같은 스마트홈 허브 기능 등 미래 신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다양한 사업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IPTV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닙니다.
풀어야할 과제들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 내용은 박상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오프닝> 박상률 기자
"최근 IPTV 업계는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보다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로 가입자를 모으고자 하는 건데, 사업자들은 콘텐츠 투자를 마냥 확대할 수만은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좀 더 많은 채널을...좀 더 싸게 볼 수 있다`
IPTV 업체들이 그 동안 경쟁적으로 광고했던 내용들입니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누가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가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습니다.
IPTV업체들은 해외 드라마 등을 수입하며 콘텐츠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고, 일부 사업자들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콘텐츠 자체 제작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대윤 LG유플러스 IPTV 사업담당
"TV라는 방송의 본질적인 재미나 유익함, 볼거리에서 다시 한 번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사업자도 찾고 고객들도 필요로 하는 것 아니겠느냐 / 고객들이 더 필요한 것을 발굴하게 된다면 그 다음단계로 제작 문제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 유통에서 콘텐츠 제작으로 가장 성공한 사례가 바로 미국의 넷플릭스.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제공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대표적으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직접 제작하며 큰 수익을 거뒀습니다.
현재 국내 IPTV 업체들은 거액을 들여 넷플릭스의 컨텐츠를 사들이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콘텐츠에 비용을 투자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인터뷰> 김장원 IBK투자증권 팀장
"콘텐츠에 들이는 투자 만큼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적자에서 벗어나려면 콘텐츠가 제 값을 받아야 하는데 소비자들 때문에 그렇기도 어렵다. 지나친 투자로 적자가 더 누적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5년간 3조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것은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IPTV 3개사 누적적자 규모 3조1천억 원 / 기간 : 2009년~2013년 / 출처 :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이런 상황에서 국내 IPTV 시장은 자체 콘텐츠 제작도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인터뷰> 이상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미국과 우리를 비교해보자. 미국은 일단 컨텐츠를 만들 때 미국 자국 시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무대로 만들기 때문에 수익이 상당히 높다. 그런 측면에서 컨텐츠 제작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IPTV와 홈 IoT(사물인터넷)의 융합 계획도 실행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IPTV 셋톱박스가 홈 IOT 구동의 허브 역할을 할 경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서비스요금 책정에서 해킹에 대한 보안 문제까지,
기술진화와 표준화는 정부와 업계가 서둘러 머리를 맞대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홈 IoT 서비스와 IPTV를 어떻게 구별해야 할 지 구체적인 기준조차 세우지 않고 있는 실정.
ICT콘텐츠 분야가 신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함께 정부의 관심과 규제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스탠딩> 박상률 기자
"IPTV 업계는 여전히 적자를 기록중인데, 지난해부터는 조금씩 수익을 내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지만, IPTV 사업자들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생존을 건 경쟁 속에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상률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