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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기태의 임기준 기용방식… 8일과 16일 바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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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7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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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기준은 8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무려 11점을 허용했다.(사진 = KIA 타이거즈)


    지금이 시범경기라면? 혹은 퓨처스리그였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2015시즌 1군 페넌트레이스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지금의 선택은 과감하다 못해 무모해보인다.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임기준은 8일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임기준은 6이닝 동안 120개의 공을 던지며 무려 11점을 허용했고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1차적 책임은 임기준에게 있었다. 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투수를 계속 마운드에 놔둔 김기태 감독의 책임도 간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항간에 ‘벌투 의혹’도 있었고 지나친 해석이었던 것으로 정리되고 있지만 감독에 의해서 좋았던 팀 흐름이 한 번 멈춘 것은 사실이다.

    임기준은 16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을 했고, 3이닝 3실점 후 강판됐다. 같은 투수였지만 이전 상황과는 반대의 양상이 진행됐다. 김 감독은 임기준을 조기 강판 시키면서 결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투수들을 거의 다 소모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리고 KIA는 다음말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 홈경기에 앞서 전날 선발 등판한 임기준을 엔트리서 제외하고 대신 한승혁을 올렸다.

    어떤 선택을 했어도 감독이 비판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기준의 경우 김 감독의 기용방식이 일관되지 않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산이 서지 않는 투수를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1군 선발 로테이션에 섣불리 올린 것이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 8일과 16일의 선택은 바뀌었어야 했다

    결과론이지만 감독의 판단 미스가 뼈아팠다. 지난 8일 NC 전에서는 초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흔들리는 임기준에게 약속했던 투구수 120개를 채우게 했다. 결과 팀은 대패했고, 연패가 시작되는 계기가 됐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불펜투수들을 아끼기 위한 선택이라고도 해명했지만 8일 경기에서는 불펜이 일찍 가동됐다면 당시 KIA로서는 충분히 해볼만한 흐름이었다.

    반면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16일 경기에서도 시작부터 위태로운 곡예피칭을 하던 임기준은 3이닝 3실점으로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투구수는 80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LG의 선발 임지섭 역시 그리 좋은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고, LG 타자들도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니었다. 여기에 경기가 팽팽하게 이어졌기 때문에 임기준에게 기회를 더 줄 수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더 큰 문제는 임기준이 내려간 후 발생했다. 두 번째 투수로 홍건희가 올라왔지만 경기가 계속 팽팽하게 흘러가면서 임준섭-심동섭-최영필이 모두 마운드에 올랐고, 급기야 마지막 투수로 신인 문경찬까지 등판했다.

    오히려 16일 경기에서는 임기준을 최대한 끌고 가면서 상황에 따라 불펜을 가동했으면 투수진의 소모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다. 쓸 수 있는 불펜카드를 모두 동원하면서 결국 패배를 막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아쉬운 선택이었다.

    ▶실험정신으로 소모되는 경기, 괜찮을까

    이제 2경기 등판했을 뿐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거듭된 실험적 성격의 등판이 좋은 판단인지는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임기준은 KIA에서 몇 안 되는 젊은 자원이다. 그런데 현재까지는 뚜렷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50km의 불같은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하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로 잰 듯한 제구력을 소유한 것도 아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중간계투로도 기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감독의 판단에 따라 한 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과감하게 한 경기를 포기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여파는 이후의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8일 NC전의 경우 팀동료들은 큰 동요가 없었다고 하겠지만 결과적으로 KIA는 5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투수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이전까지 좋았던 흐름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16일 경기 역시 KIA에서 투입할 수 있는 필승카드는 모두 투입하고도 경기에 패했다.

    김기태 감독이 어떤 계산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로테이션에 포함된 문경찬도 등판해 1.2이닝 동안 29개의 투구를 했다. 그리 많은 투구수는 아니지만 주말 3연전에서 선발 한 자리가 구멍난 가운데 문경찬이 다시 등판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아무리 시즌 초반이라해도 현재는 1군 리그가 진행 중이다. 게다가 KIA가 그다지 강한 전력이 아니라는 점에서 초반에 많은 승수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태 감독의 실험정신으로 단순히 한 경기가 아닌 그 이상의 흐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한두 경기 실패했다고 특정 인물과 보직을 바꿔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선발투수로 장점이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팀의 유망주를 무리해서 기용하는 것은 팀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고 임기준 자신에게도 가혹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선수기용은 감독의 권한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김기태 감독도 임기준을 육성하는데 혹은 기용하는데 있어서 팬들이 납득할만한 원칙적인 자세가 필요해보인다. 단 한 경기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어질 여파에 대해서도 보다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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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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