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점유율 10% 돌파라는 새 기록을 썼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에쿠스, 제네시스, K9 등 현대기아차 3종은 올해 1∼3월 미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3천676대)에 비해 106% 증가한 7천566대가 판매됐다. 이는 중대형 럭셔리 차급의 미국 시장 점유율 10.4%를 차지하는 것이다.
이들 고급차 3종의 판매 실적은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전체 점유율 7.9%를 크게 웃도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성과는 제네시스가 이끌었다. 제네시스는 올해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2천653대)에 비해 2.5배 이상 많은 6천656대의 판매실적을 나타냈다.
이런 괄목할 실적에 힘입어 차급 점유율도 3.5%에서 9.1%로 수직 상승했다. 에쿠스는 이 기간에 641대(0.9%), K9(현지명 K900)는 269대(0.4%)가 팔렸다.
지난해 4월 미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신형 제네시스는 올 1분기에 BMW 5시리즈(1만2천65대), 벤츠 E-클래스(1만1천234대)에 이어 차급 내 전체 판매 모델 중 3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가 해당 차급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은 2008년 출시 후 처음이다.
제네시스는 미국 최고 권위의 자동차 상인 `북미 올해의 차 2015`에 포드 머스탱, 폭스바겐 골프와 함께 승용차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쉽게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이 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제품 경쟁력을 입증받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핫 이슈로 떠오른 안전성에서도 제네시스는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5월 미국 고속도로보험안전협회(IIHS)에서 실시한 충돌시험에서 세계 최초로 29개 부문 전 항목 만점을 획득했다.
제네시스 뿐 아니라 기아차의 최고급 대형 세단 K9도 미국 현지에서 꾸준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의 신형 에쿠스도 내년부터 미국시장에 본격 출시될 예정이어서 향후 현대기아차의 고급차 판매는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달 미국 시장을 점검하며 올 한해 힘든 경영여건 속에서도 정면 승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특히 고급차 판매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수익성 강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성공에 힘입어 벤츠, BMW, 아우디 등 전통의 고급차 브랜드와도 이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향후 선보일 신형 에쿠스를 통해 이들 차종을 넘어설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