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사진 =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
프로배구 출범 11시즌 만이자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김호철 감독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3일 “김호철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호철 감독은 지난 2010-2011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현대캐피탈과 결별하게 됐다.
김호철 감독은 구단을 통해 밝힌 입장에서 “배구의 명가 현대캐피탈의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감독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임하는 것이 팬과 선수, 그리고 구단에게 해야 할 도리라 생각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김 감독은 이어 “시즌 동안 고생한 선수들과 같이 할 수 없는 점이 미안하다.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구단과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 현대캐피탈 배구단이 최고의 구단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항상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팀이 이 상황까지 치달은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실 시즌 중반부터 고민을 했었는데, 시즌이 끝나자마자 (자진 사퇴)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과의 계약기간이 한 시즌 더 남아있지만,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한 김호철 감독은 당분간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당분간 쉬고 싶다”며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문성민이 입단 후 처음으로 개막부터 코트에 오르는 등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적으로 15승 21패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규 리그 최종 순위는 5위에 머물러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무엇보다 컨디션 난조를 보인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를 방출하고, 프랑스 출신 케빈을 영입하는 등 시즌 도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여기에 임대 규정 해석과 적용 범위를 두고 혼선이 발생하며 사상 초유의 ‘임대 트레이드 파동’을 겪기도 했다. 구단은 단장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결국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