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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달달 키스신, 박민영이 리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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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와 선한 미소는 물론 유난히 긴 팔과 다리 덕분에 데뷔 초부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지창욱. 2011년 국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 속 동해를 통해 ‘국민 손자’로 떠오른 그는 지난 10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힐러’를 통해 “연기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창욱은 ‘힐러’에서 누가 어떤 일을 의뢰하든 돈만 받으면 절대비밀 보장, 완벽한 미션 성공률을 자랑하는 심부름꾼 힐러 서정후를 연기하며 많은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호흡이 긴 드라마만 했었는데 20부작 드라마를 처음 해 봤어요. 걱정을 많이 했죠. 하지만 초반부터 밀도 있게 잘 가서 좋았어요. 작품이 끝나면 늘 아쉬움이 남아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들죠. 20회 엔딩 장면을 마지막에 옥상에서 새벽에 찍었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더 예쁘게 찍을 수 있었는데 아쉬움이 남았어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서정후를 그려내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매진한 지창욱은 기존 생각했던 틀을 깨면서도 진짜 있었을 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힐러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걸 시도했어요. 사람의 믿음을 받는 다는 것이 좋았어요. 어떤 역할을 맡으면 그 인물이 살아온 과정, 그 사람의 성격, 성향을 계속 생각해요. 서정후라는 인물이 어떻게 자라왔나 계속 생각했어요. 그런 식으로 하다보면 연결고리가 생기고 인물이 점차적으로 완성돼 가요. 제목이 ‘힐러’라 시청자들도 힐링이 됐으면 했어요. 사회적으로 가려운 부분을 건드려줬다고 생각해요. 보람을 느꼈죠.”

무심하면서도 시크한 성격과 뛰어난 무술 실력을 지닌 캐릭터 서정후를 통해 지금까지 본적 없는 지창욱의 또 다른 새로운 매력을 선사했다. 시청자들은 그가 연기하는 서정후의 모습을 보며 박수를 보냈다.

“현장에 훌륭한 선배님들이 많으신데 되게 부끄러웠어요. 물론 너무나도 좋기도 하죠. 배우한테 ‘연기 너무 잘 한다’는 것만큼 더한 칭찬은 없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더 열심히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김미경, 유지태 선배님 만나 너무 좋았어요. 진짜 너무 멋있으세요. 유지태 선배님은 동경했던 학교 선배님인데, 한 번쯤은 꿈꾸는 사람을 만났어요. 마냥 좋았어요.”



전작 ‘기황후’에서 연기한 타환에 비하면 어쩌면 서정후 캐릭터는 쉬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최고의 심부름꾼이라는 캐릭터 설정에 맞게 지창욱은 극 속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선보였다. 심부름꾼 외에도 어리바리한 신입 기자 박봉수에서 건들거리며 아버지를 찾겠다고 나타난 서정후, 청소부, 경찰 등으로 변했다.

“부담감이 있었죠. 송지나 작가님이 서정후와 박봉수의 차이를 크게 해달라고 요청하셨어요. 작가님을 믿고 부담감을 버렸죠. 시청자 분들이 드라마이기 때문에 리얼리티는 없는데 받아들일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요.”

‘힐러’에서 화려한 액션은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힐러’ 4회에서 서정후가 채영신을 구하는 일명 ‘철봉 액션’은 화제가 됐다. ‘힐러’ 액션을 담당한 국내 최고 무술 감독 정두홍마저 극찬을 아끼지 않은 이유가 단 번에 설명되는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액션은 조금 아쉬웠어요.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대역하시는 분들과 항상 많은 애기를 나눴어요. 다들 액션신이 가장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아지트에서 촬영이 더 힘들엇어요. 밖의 공기보다 더 추웠거든요. 촬영 중간에 차에 가기에는 너무 멀고, 입김이 너무 나더라고요. 추위와의 전쟁이 가장 힘들었어요.”

‘힐러’를 통해 박민영이란 여배우를 만난 것도 큰 행운이다. 두 사람의 애정신은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첫 만남이 어색했던 지창욱과 박민영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완벽한 로맨스 연기호흡을 선보였다.

“깍듯하게 예의를 차렸더니 한 살 차이인 (박)민영 누나가 부담스러워 하더라고요. 어색하게 첫 촬영을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장난치면서 친해졌죠. 서정후가 아팠을 때 채영신이 아지트로 찾아 온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서정후는 울고 싶은데 우는 방법을 몰라 못 우는 인물이잖아요. 채영신을 통해 우는 것을 배워요. 채영신을 밀어 내려고 해도 그걸 앉아 주는 장면이 너무 예뻐 보이고 아팠던 장면이에요. 정말 좋은 파트너를 만나 좋은 장면이 나온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전작 ‘기황후’에서 (하)지원 누나도 그렇고 그동안 연상과의 연기가 많았어요. 나보다 어린 여배우와는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되네요. 애정신이 있으면 민망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웃음)



‘외로운 남자’ 서정후는 채영신을 보호한다. 그것은 서정후의 채영신에 대한 사랑 표현 방식이다. 지창욱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평소 여자 친구와 장난도 많이 치고, 말도 많이 하고 재밌게 연애하는 스타일이에요. 연애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참 어려워요. 만난다고 항상 사랑에 빠지는 것도 아니고요. 또 나이가 들수록 더 신중해주는 것 같아요. 특히 작품을 하다보면 시간이 없잖아요. 지금은 여자 친구가 있으면 힘들 것 같아서 하나만 열심히 하려고요.”

이동통신 CF로 데뷔 전부터 여성팬들의 마음을 훔친 지창욱은 본격적인 브라운관 데뷔에 앞서 연극과 뮤지컬 등을 통해 연기의 내공을 쌓은 실력파다. 2006년 영화 ‘데이즈’로 데뷔해 뮤지컬 ‘쓰릴 미’, 드라마 ‘난 네게 반했어’ 등에 출연했고, 2009년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의 넷째 아들 송미풍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솔약국집 아들들’에 캐스팅 됐을 때 기쁜 마음보다 부담감이 컸어요. 백일섭, 윤미라 선생님들부터 형제로 출연한 손현주, 이필모, 한상진 선배 등 다들 잘 챙겨 주시고 연기도 많이 가르쳐 주셨어요. 그분들과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죠.”

송미풍에 이어 2010년 드라마 ‘웃어라 동해야’를 통해 첫 타이틀롤을 맡는 행운을 거머쥔 지창욱은 시청률 40%가 넘는 대박을 터뜨리며 ‘국민 손자’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웃어라 동해야’는 삶을 바꿔준 고마운 작품이다. ‘웃어라 동해야’가 끝난 뒤 사람들은 ‘동해야’라고 불렀다.

“당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도 되나 싶어 얼떨떨했죠. 지금도 ‘동해’로 불러주시는 어르신들도 계세요.”



‘웃어라 동해야’를 통해 명실상부한 연기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지창욱은 2011년 드라마 ‘무사 백동수’,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계’, 2012년 드라마 ‘다섯 손가락’, 2013년 드라마 ‘기황후’, 2014년 ‘힐러’까지 스타들도 평생 한 번 맡기 힘든 타이틀롤을 연달아 맡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저를 많이 찾아주는 건 감사한 일이죠. 작품을 통해 바뀌는 것은 없어요. ‘웃어라 동해야’가 잘 됐지만 제 인생이 바뀌는 것은 아니잖아요. 나는 연기자로써 꾸준히 가고 있을 뿐이죠.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건데 잘 봐주시는 거죠. 더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한 변화가 있을 뿐이죠.”

올해 나이 스물아홉. 지창욱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20대 초, 중반에는 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나를 돌아볼 기회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단다.

“‘힐러’ 촬영하면서 (박)민영 누나가 계속 장난치면서 얘기해주더라고요. 계속 생각은 하고 있어요. 다녀와서 더 여유롭게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하고요. 공백기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어떤 모습으로든 새롭게 성숙된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군대에 갔다 오면 하지 못할 연기가 있을 거 같아요.”

드라마와 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폭넓은 끼와 열정을 입증하며 배우로서 탄탄한 내공을 다져온 지창욱은 ‘힐러’를 통해 대중들에게 지창욱이라는 배우의 이름과 존재감을 각인 시켰다. 이러한 지창욱의 연기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와 믿음은 그가 차기작으로 선택할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위에서 ‘20대의 마지막인데 어때’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저는 별 생각이 없어요. ‘그냥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뿐이죠. ‘저 사람 좋은 배우지’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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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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