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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근 칼럼] ‘아빠를 부탁해’ 연예인 자녀는 저절로 스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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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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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를 부탁해’ 출연할 것으로 알려진 이경규 모녀(사진 = SBS)


    가족예능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아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이 또 선보인다고 한다. 이경규, 강석우, 조재현, 조민기 등과 20대 딸의 소통을 그릴 예정이라고 한다. 가족예능 열풍과 딸바보 열풍, 아버지 열풍 등을 복합적으로 염두에 둔 기획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기획은 지금까지와의 가족 예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우려가 있다. 최근까지 유행한 가족예능은 육아예능 포맷으로, 주로 아이들이 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20대 성인이다.

    20대면 연예인으로 데뷔할 나이다. 그런 나이의 연예인 자녀를 손쉽게 유명인으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 아이 때 유명해지는 것도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성인 이후의 삶으로 100% 연결되지는 않는다. 유명했던 아역배우가 성인이 된 후엔 평범한 삶을 사는 경우도 있다. 반면에 ‘아빠를 부탁해’는 성인을 직접적으로 유명인으로 만들어주는 콘셉트다.

    요즘 연예인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연예인 지망생들이 많은 시대다. 하도 지망생들이 많기 때문에 연예인 고시라는 말도 나왔다. 개천에서 더 이상 용이 나지 않는다. 계층상승의 사다리가 부러져버린 이때, 연예인은 몇 안 남은 유력한 신분상승의 사다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연예인 열기가 뜨겁다.

    과거엔 자식이 연예인이 되겠다고 하면 부모가 매까지 들어가며 말렸지만 요즘엔 자식의 손을 붙잡고 기획사를 찾아다니는 부모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다 잘못된 기획사를 만나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연예인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불확실한 희망을 부여잡고 고통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기획사에 들어가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이지만, 연습생에서 정식으로 데뷔하는 것도 고행의 길이다.

    데뷔했다고 일이 끝나지는 않는다. 데뷔한 후에도 이렇다 할 캐스팅을 받지 못해 스러져간 젊은이들이 숱하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는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인생이 걸린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연습생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일삼은 기획사 사장이 붙잡혔을 때, 연습생들이 가장 크게 원망한 건 성범죄가 아닌 데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TV 출연을 미끼로 사기를 치는 범죄자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연예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아무 어려움 없이 TV에 나와 거저 유명인이 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일반인들이 연예인 고시라는 엄청난 벽에 가로막혀 고통 받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것은 현대판 음서라고 할 만하다. 세력가가 벼슬자리를 세습했던 구습말이다.

    연예인이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된 지금, 스타의 기득권은 더 커졌다. 그 자리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데에 방송 프로그램이 이용된다면 이것을 국민을 위한 공적 방송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까? 무분별하게 늘어가는 스타가족예능에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 외부 필진의 의견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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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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