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상현이 2012년 ‘음치클리닉’ 이후 2년 만에 영화 ‘덕수리 5형제’로 스크린에 나섰다. 야심차게 나섰던 첫 번째 영화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윤상현은 두 번째로 선택한 영화 ‘덕수리 5형제’에서 앞뒤 꽉 막힌 융통성 제로 장남, 바른 생활 윤리 선생님 수교 역을 맡아 5형제를 이끌었다.
앞서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많은 이들이 윤상현 캐릭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상현과 잘 맞는 옷이지만 다른 형제들에 비해 캐릭터가 약하다는 것. 윤상현 역시 조폭비주얼에 소녀감성을 지닌 동수(송새벽 분)역을 하고 싶었다고 여러 번 언급하기도 했던 터.
지난 3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윤상현과 만나 ‘덕수리 5형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착한 역할이요? 중심 잡아주는 캐릭터 필요 했죠”
윤상현은 “시나리오 받고 처음엔 ‘독수리 5형제’인줄 알았어요. 계속 읽다보니 덕수리 마을이 계속 나오더라구요. 그제서야 ‘덕수리’라는 걸 알고 혼자 계속 웃었어요. 우선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금방 다 읽혔죠”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착한 양아치’ 동수가 욕심났어요. 답답하고 꽉막힌 수교는 그간 많이 했던 캐릭터잖아요. 보시는 분들이 변화된 모습 원하실텐데 또 착한 역할 들고 나오게 돼서 불만족스럽긴 해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교가 있어야 극의 밸런스가 맞을 것 같아요. 수교가 없었으면 재미없었을걸요? 착한 역할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느낌으로 참여했죠. 제 캐릭터만 봤을 땐 재미없는데 전체적으로 보면 조화롭게 잘 버무려진 캐릭터의 조합이라고 생각해요”
“코미디와 스릴러의 조합, 전형준 감독에 믿음이 가게 됐어요”
오합지졸 5형제가 부모님 실종사건을 수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덕수리 5형제’는 코미디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가진다. 후반으로 갈수록 스릴러적 요소가 강해진다. 물론 그 가운데서 코미디를 놓치지 않음은 물론이다.
“코미디와 스릴러가 잘 버무려질까 궁금했어요. 어중간하면 코미디도 스릴러도 안 될텐데 영화 보고 나서 ‘(감독이) 많이 준비했구나’ 생각했어요. 시나리오 볼 때보다 영화 보면서 더 만족했어요. 전형준 감독에게 믿음이 많이 가게 됐죠.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 감독인 것 같아요. 또 작품하자 그러면 할거예요. 착한 캐릭터는 말구요(웃음)”
“시사회 후 가장 많이들은 말, ‘의외로 재미있다’예요”
윤상현은 ‘내조의 여왕’, ‘시크릿가든’, ‘너의 목소리가 들려’, ‘갑동이’ 등 드라마에서 연이어 대박을 터트렸던 것과 달리 영화의 흥행성적은 좋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이번이 겨우 두 번째 스크린 도전이다.
“영화보고 메이비도 똑같은 얘길 했는데 다들 ‘의외로 재밌다’고 그러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봐왔던 동네 후배들도 재미있다는 이야기 잘 안하는데 재미있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악플러들이거든요.(웃음) 제 연기가 조금 이상하거나 잘못되면 바로 문자 보내서 꼬집는 친구들이예요. 그런데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했어요. 주위 분들에게 좋은 소리 많이 들어서 좋아요”
또 윤상현은 코미디 장르에 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액션도 코미디 없는 액션은 싫다며 주성치와 성룡 스타일의 영화를 언급했다.
“주성치, 성룡 영화보면 끝나고 NG모음 같은 에필로그 있잖아요. 이번 영화도 마지막에 욕 잘하는 수교로 넣자고 해서 담았는데…. 우겨서 넣느라 힘들었어요. 김광규, 안영미 다 제가 섭외했어요. 마지막까지도 시원하게 재미있게 가면 좋잖아요”
에필로그 부분이 재미있어 인상에 남았다는 말을 들은 윤상현은 “그럴 줄 알았다”며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덕수리 5형제’, 뜻하지 않은 행운 같은 영화예요”
“‘덕수리 5형제’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생각 없이 마트에 갔는데 사은행사를 하고 있어서 응모했다가 당첨된, 뜻하지 않은 행운? 의외로 재밌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뜻하지 않은 행운같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에서도 언젠가 터트릴거예요. 이번 영화는 그냥 느낌이 좋다는 거지 관객 수 기대 하는건 없어요. 100만만 넘어도 고맙게 생각해야죠”
“언젠가? ‘덕수리 5형제’는 아니라는 소리예요?”라고 묻자 윤상현은 유쾌하게 웃었다. ‘덕수리 5형제’가 윤상현의 ‘행운같은 영화’로 남을지 관객의 선택이 남았다.
(사진 = 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