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의 술을 마시면 `과음`(Drink too much)에 해당될까.
전제해야 할 조건이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기준으로 삼을만한 수치가 미국에서 한 가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21일(현지시간) 연방정부가 미국인 13만8천여명을 대상으로 약물 복용과 보건에 관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미국인 가운데 무려 29%가 과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인 10명 가운데 대략 3명꼴.
그렇다면, 과음의 기준은 무엇일까.
과음은 한 번의 술자리 또는 일정 기간에 어느 정도의 술을 마시느냐로 분류하고 있다.
성인 남성의 경우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 이상 또는 1주일에 15잔 이상을 마시면 과음으로 규정했다.
성인 여성은 한 번의 술자리에서 4잔 이상, 또는 1주일에 8잔 이상 술을 마시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했다.
특히 미성년자와 임신한 여성은 횟수와 기간에 관계없이 조금이라도 술을 입에 댔다면 과음을 한 것으로 분류된다.
미국에서는 과음 때문에 한 해에 무려 8만8천 명 정도가 사망하는데 여기에는 간 관련 질환과 음주 운전에 따른 사망 등을 포함됐다.
그러나 `과도 음주자 = 술 중독자`라는 통념과는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과음 가운데 무려 90%는 술 중독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과음 기준에 해당할 정도로 많은 술을 마시지만 `술이 없으면 못사는` 정도의 중독 상태를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브루어 박사는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면 중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시지만, 중독은 아닌 다수의 사람을 위한 새로운 금주 정책을 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 술값을 10% 정도 올리면 술 소비량이 7%가량 줄어든다는 조사도 있다.
따라서 술 가격 정책을 적절히 활용하면 지나친 음주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 모든 나라가 거의 펼치고 있는 담배 관련 정책과 아주 유사점이 많은 편.
이런저런 과학적,의학적 재량에 앞서 과음이냐, 아니냐는 음주자 스스로가 가장 잘 알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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