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 교보생명 이사회에서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지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은행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요. 경제팀 박시은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시은 기자. 현재 우리은행 매각 진행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현재 우리은행 매각 입찰이 진행 중인데요. 입찰은 오는 28일 마감됩니다.
먼저 매각 대상은 우리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지분 56.97%인데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이 56.97% 중 30%는 경영권 매각에, 나머지 26.97%는 소수지분 매각으로 나눠 매각하는 ‘투트랙 매객 방안’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지난 9월과 10월 차례로 매각 공고가 났고 오는 28일 동시에 입찰이 마감되는데요.
소수지분 매각은 연기금과 국내외 펀드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경영권 지분 매각입니다. 당초 교보생명만이 인수 희망을 보이면서 경영권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습니다.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응찰할 경우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입찰이 무산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 자본이 참여의사를 보인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민영화 성공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입찰이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구색이 갖춰졌기 때문입니다.
<앵커>
오늘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 참여를 결정한다면 실제로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가시화될 수 있겠군요. 금융권 안팎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교보생명은 그동안 우리은행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었지만 관심만 표명했을 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이사회 결정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 이유입니다.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은 약 3조원에 달하는데요. 현행 보험업법상 교보가 직접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자산 3% 이내인 1조3천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사실상 인수에 필요한 실탄이 부족했던 건데요.
그동안 교보생명은 국내외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자금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말씀드린대로 교보생명이 유일하게 인수 희망을 보이면서 경영권 매각 실패 가능성에 무게가 쏠렸었는데 중국의 안방보험이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방보험은 경영권 지분(30%)과 소수 지분(26.97%) 모두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방보험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금융사인데요. 지난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신생 금융그룹이지만 최근 미국 뉴욕의 최고급 호텔을 약 19억5000만달러(약 2조1323억원)에 인수하면서 자금력을 과시한 바 있습니다. 또 안방보험의 우샤오호이 회장은 덩샤오핑 전 주석의 차녀인 덩난의 사위로 중국 정·관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태자당 멤버로 알려졌는데요. 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높은 입찰금을 제시할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외국자본 참여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는 않았는데요.
다만 지금까지 인수 의사를 보인 곳들이 국내 금융계의 현실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할 때 인수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먼저 교보생명은 신창재 회장이 지분 34%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라는 점이 큰 걸림돌인데요.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의 경영권을 가져가면 우리은행은 개인 대주주가 오너가 되는 사상 첫 은행이 됩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계 금융사가 우리은행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부담을 비롯, 각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은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신제윤 위원장이 직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반쪽 민영화’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성과가 아예 없다고만은 할 수 없는데요. 그동안 예보가 가진 우리은행 지분을 ‘통’으로 매각하는 것을 고집하다 줄곧 실패해온 정부가 이번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와 지방은행 등을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에는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우리은행은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도 돌입했다구요. 이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행장 인선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행추위는 우리은행 사외이사 3명, 외부 전문가 3명,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대표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되는데요.
이순우 행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오늘 교보생명의 결정으로 점철될 우리은행 민영화 결과가 차기 행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행장은 다음달 30일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경제팀 박시은 기자였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