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타페와 엘체가 강등권을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진 = 엘체CF) |
헤타페 vs 엘체 [9일 02:00, 콜리세움 알폰소 페레즈]
지난 라운드에서 각각 데포르티보와 에스파뇰을 잡으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 팀 헤타페와 엘체가 만났다. 강등권에 포함될 수도 있는 두 팀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기대된다.
헤타페의 상승세와 카림 요다
리그 개막 직후 헤타페는 정말 좋지 않았다. 개막전에 셀타 비고를 만나 무기력하게 패한 것을 포함해 3라운드부터 세비야 - 발렌시아 - 에스파뇰로 이어지는 3연전에서 단 한골도 넣지못하고 3연패를 하면서 강등유력 후보 중 한팀이 됐다. 2라운드 때 행운이 따라준 알바로 바스케츠의 골로 인한 알메리아전 승리가 아니었다면 5경기에서 승점을 한 점도 얻지 못할 수도 있었을 만큼 리그 초반의 헤타페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더군다나 지난 시즌 헤타페의 에이스 페드로 레온이 급료 상한선 문제로 인해 겨울 이적시장이 열릴 때까지 출전이 금지된 상황이고, 지난 시즌 스완지 시티에서 좋지 않은 모습으로 임대를 마치고 온 알바로 바스케츠 또한 부상으로 3개월 이상 이탈된 상태이기에 공격력에 특히 문제가 있었다. 5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삼미르의 1골, 알바로 바스케츠의 1골이 전부였던 헤타페, 무언가 반전이 없으면 큰일 날 정도의 팀이었다.
그런 헤타페는 6라운드부터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미첼의 골로 말라가를 잡더니 코르도바와 비겼고, 소시에다드전에서는 지고 있는 상황에서 90분과 93분에 터진 두 골로 승리를 차지했다. 비록 그 다음 경기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패배하긴 했지만 주장 알렉시스가 퇴장당한 상황에서 아틀레티코의 무서운 공격진과 무서운 세트피스를 상대로 단 1실점에 그쳤다는 것은 충분히 긍정적인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가장 최근 경기인 데포르티보와의 10라운드 경기 역시 승리를 따냈는데 헤르만 룩스를 후보로 내리고 새롭게 등장한 파브리시오 골키퍼가 2경기 째 클린시트를 이어가고, 발렌시아를 상대로 3:0 승리를 따내는 등 한껏 기세가 올랐던 팀이었음에도 개의치 않고 헤타페는 리아소르에서 원정승을 챙겼다.
한 때 강등유력 후보라는 소리를 들었던 팀이었던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헤타페, 그 상승세의 중심에는 이적생 카림 요다가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루마니아 리그의 생소한 팀 지우루지우에서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자유계약으로 영입된 프랑스 국적의 오른쪽 윙어 카림 요다는 헤타페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적은 8월에 이뤄졌지만 서류 절차문제로 5라운드 에스파뇰 전에서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요다의 활약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실제로 요다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세 경기에서 승점 9점을 획득 중(말라가전 1도움, 1:0 승/ 소시에다드전 2골, 2:1 승/ 데포르티보전 1골, 2:1 승)일 정도로 순도 높은 활약을 기록 중이며 특히 페드로 레온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매워주며 반대 편 윙어 하인스트로자와 제로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는 앙헬 라피타 모두가 살아나고 있다. 그 덕분에 5라운드까지 단 두 골에 그친 헤타페는 10라운드 현재 8골을 기록 중이다. 요다의 합류로 큰 변화를 이끌어낸 헤타페를 엘체가 쉽게 잡긴 힘들 것이다.
강등권 탈출, 하지만 연승 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 엘체
헤타페와 마찬가지로 지난 라운드를 승리한 엘체, 그 승리 덕분에 17위에 머무르며 강등권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상처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에이스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복귀로 에스파뇰전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호나타스의 2골로 승리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시스마, 로드리게스 두 선수가 퇴장 당했고 그 결과 헤타페 전에 두 선수가 나올 수 없다. 물론 두 선수를 대체할 선수가 없는 건 아니다. 에두 알바카르나 빅토르 로드리게즈와 같은 선수들이 두 선수를 대체할 후보군이지만 스쿼드가 얇은 하위권 팀에게 두 선수의 결장은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의 축소를 의미한다. 엘체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또한 지난 시즌 꾹꾹 잠그다가 리치몬드 보아케나 마누 델 모랄 등의 한 방에 의존하면서 1:0으로 이기려는 수비적인 팀이었던 엘체, 하지만 그것과 달리 이번 시즌에는 원톱 호나타스를 앞세워 다득점을 하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덕분에 지난 시즌 최고득점자는 6골을 넣었던 리치몬드 보아케였지만 이번 시즌은 10라운드까지만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호나타스가 5골이나 넣었다.
하지만 보티아를 중심으로 한 단단한 수비진의 흔적은 더 이상 없다. 지난 시즌 소시에다드나 발렌시아보다 더 적은 실점을 기록한 엘체였지만 10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벌써 지난 시즌 실점의 반절정도를 실점 중이다. 이런 득점과 실점 모두 늘어난 엘체에게 수비진의 결장이 있다는 것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부상 중인 마누 에레라 골키퍼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 것 역시 엘체로서는 큰 아쉬움일 것이다.
두 팀의 경기는 항상 재미없었다
최근의 폼을 배제하고 두 팀의 맞대결을 중심으로 살펴본다면 재미없는 무승부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 두 팀은 지난 시즌 리그에서 두 번 만난 것을 제외하면 약 10여년간 컵대회나 리그에서 대결한 적이 없다. 엘체가 지난 시즌 승격한 팀이었기에 누적된 데이터가 많이 없지만 두 경기 모두 한 팀에 두세 번씩의 유효슈팅을 기록했고 공이 가장 많이 머물던 지역은 각 팀의 수비진영이었다. 두 팀 모두 상당히 조심스러운 경기를 이어나갔는데 아마 엘체가 퇴장 징계, 수비집중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이번에도 저번 경기와 비슷한 안전한 경기흐름을 이어가려할 것이다. 하지만 홈경기에다가 최근의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가려고 할 것이 분명한 헤타페로서는 주 공격루트인 양 측면을 통해 엘체를 위협하려 할텐데 그것이 재미를 보지 못하면 무승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 승자예측 : 무승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