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 현대차, KB금융, 모두 명실상부 국내 대표기업이지만 주식 가치는 글로벌 경쟁업체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국내 기업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후진적인 지배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투자, KB금융지주 내분을 지켜본 외국 투자기관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우리나라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를 드러냈다고 비판했고, 투자기관들은 주주와 이사회를 고려하지 않은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기업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한스 크리스토프 헤르메스자산운용 전무이사
"이사회 이사들은 주주들이 뽑은 회사의 대표로서 회사의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합니다. 주주들은 회사와 적극적인 대화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영진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기업지배구조 평가에서 아시아 11개국 가운데 2년 연속 8위에 그치는 등 만년 하위권입니다.
기업 내부거래를 비롯해 공개하는 정보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주주총회가 제 역할을 못하는 게 주된 원인입니다.
이렇다보니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세계시장에서 활약하는 기업의 주가수익비율은 6배 안팎으로, 애플·구글·도요타 등 글로벌 경쟁업체에 비해 절반 정도 가치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
"우리나라 기업 지배구조가 형식적으로는 글로벌 표준에 근접해 있지만 아직도 대주주 전횡, 부실 계열사에 대한 편법 지원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실질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국내외의 냉정한 평가입니다"
정부는 내년부터 중립적 의결권 행사제도인 섀도우보팅제를 폐지하는 대신 전자위임장 교부를 허용하는 등 주주총회의 기능 회복을 제도적 지원할 방침입니다.
국내외 전문들은 주주총회가 특정일에 집중되고,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에 임박해 열리는 등 문제도 해소돼야 주주 의결권 확보는 물론 지배구조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위원
"주주가 목소리를 낼 때만 경영진, 이사회가 바뀔 수 있습니다. 다른 방안들이 있겠습니다만 주주총회를 정상화하고, 주주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배구조상의 리스크를 해결하고 완화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해외 연기금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에 저평가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대기업들에 투명한 의사결정과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인식 전환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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