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인선의 기준으로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역량 등을 제시했습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해임된 임영록 전 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인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등 3대 기준을 차기 회장 요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합리성`은 KB금융그룹의 장기적인 발전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합리적인 경영 능력을 갖춘 후보를 뽑기 위한 기준으로 7명의 1차 후보 모두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상황이어서, 차기 회장 인선에서 별다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성`은 금융권에서의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 금융그룹의 CEO(최고경영자)로서 손색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입니다. 이번 1차 후보 선정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이 배제된 것도 이 기준이 적용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를 엄격하게 적용할 경우 금융권보다는 회계법인 근무 경력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등은 다소 불리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역량`은 KB금융그룹을 국내에 안주하지 않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키울 수 있는 역량과 식견을 갖춘 후보를 뽑기 위한 요건으로 다소 의외의 후보로 여겨지던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1차 후보에 포함된 것을 뒷받침해줍니다.
하 행장은 글로벌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에서 1981년부터 근무했으며, 2004년부터 한국씨티은행장을 10년간 맡고 있습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획재정부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추진에 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전 회장은 삼성 재직 시절 영국 런던대 정경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프랑스 파리바은행, 미국 뱅커스트러스트 서울 및 도쿄지점 등에서 일하고 삼성그룹 비서실 국제금융팀장을 역임하는 국제금융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1차 후보에 오른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도 신한은행에 있을 때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홍콩 등에서 9년간 근무했고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때는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등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회추위가 제시한 3대 기준이 실제 최종후보 선임 과정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결국 관치금융이나 인맥, 학연, 지연 등이 힘을 발휘해 차기 회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대해 회추위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면서 KB금융의 장기적 발전과 화합을 이뤄낼 경쟁력을 가진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