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배우는 기업회생> 출간한 노일석 KDB금융지주 회계사, 재무제표는 투자의 기본이다.
“재무제표는 회사의 얼굴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편하다. 즉 미인 판별이다. 요즘은 성형미인이 많다. 이러한 성형미인이 분식된 재무제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성형미인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재무제표를 잘 보는 방법이다.”
최근 국내 최초로 재무 관련 내용을 소설 형식으로 출간한 <소설로 배우는 기업회생>의 저자 노일석 회계사.
서울대를 졸업하고 삼일회계법인과 베어링포인트를 거쳐 현재 재무전문가로 KDB금융지주 재무실에 근무중인 그는 투자에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 분석이 필수라고 말한다.
한 회사의 재무적 상황을 바라보는 실력을 쌓는 것은 투자자 뿐 아니라 경제 생활을 영위하는 일반인에게도 필수라고 말하는 그는 어렵고 딱딱한 재무에 관한 지식을 소설 형식으로 풀어내 쉽고 재미있게 현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이책을 통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재무 지식이 실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1.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 그동안 삼일회계법인 등 재무 전문 컨설팅회사에 다니다 보니, 주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재무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 그러나, KDB금융지주에 근무하면서 일반회사 사람들은 재무에 대해 두려움을 넘어 공포까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주 자회사인 은행 직원들의 경우 순환근무를 하는데, 재무부서는 재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기피 부서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었다. 또, 재무회계 정보는 그 회사의 가장 중요한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가공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경향이 있는 듯 보여 안타까웠다.
그래서 재무에 대해 막연히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재무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흥미를 갖게 만들고 싶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더 나아가 재무 실력을 쌓아 본인의 업무를 다시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책들을 보면 딱딱한 지식과 어려운 용어 등으로 실무와 괴리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실컷 공부해 놓고도 이를 어떻게 실무에 접목하는지 막연한 경우가 많았다. 우리가 학창시절 「Vocabulary」 책을 독파하고 외웠지만, 막상 영어 문장 하나 못 만들었던 것과 같은 이치가 아닐까 한다.
이 책은 재무에 대한 가벼운 입문서이다. 주제도 일반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위기에 처한 회사 재무’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많은 기업들은 구조조정 중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여기에 재무를 곁들여 설명한다면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 책은 새로운 직업군의 시작이다. Knowledge Retailer라는 직업군을 하나 만들고 싶다. 현대사회에서는 시간단위로 엄청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 수 많은 정보 중에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이를 개인들에게 전파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사람 대학교수나 연구원 같은 사람은 Knowledge wholesaler이다. 이러한 원천정보를 기초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공하고 모아서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Retailer이다. 이 책은 이런 분야의 가능성을 엿보기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일반 대중들이 궁금해하는 새로운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일을 시작할 것이다.
2.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이 책을 완독하게 되면, 기업가치평가, 기업회생절차 및 사모펀드 등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와 재무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현재 대한민국 경제 전반에서 논의 되고 있는 ‘부실회사에 대한 외부감사인 지정과 역할’, ‘파산법의 문제’, ‘기업 구조조정 문제’ 등에 대해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또, 한 가지 공유하고 싶었던 것은 대한민국의 수많은 구조조정 기업들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DB지주에 근무하면서 구조조정 회사들을 많이 보게 되었는데, 일부 문제 기업이 있을 수는 있지만 많은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한순간 경영판단으로 몰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기업들의 경우 구조조정을 잘 하면 분명 재기할 것이고 대한민국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한계기업에게 재기의 희망을 드리고 싶다.
3. 재무제표 보는 방법 재무제표는 회사의 얼굴로 생각하고 접근하면 편하다. 즉 미인 판별이다. 요즘은 성형미인이 많다. 이러한 성형미인이 분식된 재무제표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성형미인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재무제표를 잘 보는 방법이다.
그럼 성형미인을 가려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3가지 방법을 이야기해주고 싶다. 첫째로 재무제표 내에 다른 계정과의 비교해 보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초보적인 것으로 미수금, 대여금 또는 기타자산이 많거나 매출채권이나 재고자산이 많을 경우 내역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시계열 분석이 필요하다. 한 해 재무제표만 봤을 경우 이 계정이 정상적인지 비정상적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몇 년치 재무제표를 나열하여 분석해 봤을 때 튀는 계정과목이 있으면 합당한 이유를 파악해야 한다. 합당한 이유가 없을 경우 이는 분식의 징후일 수 있다.
세 번째로는 같은 업종 다른 기업과의 재무제표 비교이다. 비교 대상은 업종 평균일 수 있고, 선두 기업의 재무제표일 수 있다. 이렇게
다른 벤치마크 숫자와 비교할 경우 그 회사의 특이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3가지 방법을 통해 재무제표를 분석해보면 그 회사가 성형미인인지 아니면 자연미인인지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4. 정책금융 이야기
대한민국은 현재 구조조정 중이다. 작년에
STX가 무너졌고, 현재도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요구 받고 있다. 구조조정 기업들은 사람으로 따지면 환자이다. 현재 어디간 아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이렇게 아픈 사람들을 모아 치료하는 곳이 병원인데, 산업은행은 병원과 같은 존재이다. 전 정권에서는 앞으로 아픈 사람들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병원을 없애려고 했다. 하지만 글로벌위기가 발생하면서 환자는 더 늘어나 현 정권에서는 병원을 더 키우려고 한다. 그래서 민영화하려던 산업은행에게 ‘정책금융의 맏형’이라는 과거의 역할을 다시 부여하였고, 이에 맞혀 2015년 1월1일을 목표로 열심히 통합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는 산업은행이라는 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밖에서 싸움한번 졌다고 바로 사망신고를 받는다면 살아 남을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다. 치명적인 외상이 아니고 병원에서 잘 치료 받는다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치료의 과정이 구조조정의 과정이고 이게 산업은행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좀비 기업은 당연히 죽어야 한다. 좀비 기업은 그 업종을 갉아 먹는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좀비기업과 응급환자를 잘 구별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의 역량을 강화해야하고, 또 많은 자율권을 부여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신 것 업무를 진행하였지만 사소한 잘못으로 징계를 받는 경우를 왕왕 봐았다. 회사에 100억 이익을 가져다 줬지만, 실수로 3천만원 손실이 발생하면 현재 금융회사는 100억 이익에 대한 이익을 분여하지는 않고 3천만원 손실을 개인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그런 리스크가 있다면 차라리 회사에 손실을 끼치지 않는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할 것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이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암울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