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구의 일종으로 살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중구가 반대로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비염에 대해서는 증상을 더 악화시킬 뿐 아니라 만성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을지대학교 임상병리학과 김인식 교수-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진 교수팀은 다학제 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저널 `플로스 원(PLoS One)` 최근호에서 `호중구 고사 억제 및 관련 신호전달체계와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의 발병 기전`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호중구는 조직이 손상되거나 미생물에 감염되었을 때 살균작용을 하는 백혈구로, 보통 항원(세균)이 몸에 들어오면 이와 함께 1~2일 만에 스스로 죽는데 이를 세포의 `고사(枯死)`라 한다.
김/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호중구와 집먼지진드기가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발병 기전에 연관성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정상인 17명과 알레르기 비염 환자 28명의 혈액에서 호중구를 분리하여 집먼지진드기(항원)를 투입했다.
그 결과 항원과 함께 고사해야 할 호중구가 과민 반응을 보이며 고사가 억제됐고,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이 개선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악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호중구는 면역세포에서 분비되는 면역 조절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과다분비에도 영향을 주어 증상의 만성화에까지 관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발병 기전 연구는 호산구 중심의 연구가 대부분이었으며, 호중구 관련 연구는 중증 천식 환자의 경우에서만 일부 진행되어와 지금까지 알레르기 비염에 대한 호중구의 영향은 규명된 바가 없었다.
김 교수는 "본 연구는 호산구 중심의 기존 연구와 달리 호중구에 대한 발병 기전 규명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 새로운 타깃 설정의 필요성을 제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