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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태현, 이토록 사람냄새 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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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편안하다. 그리고 따뜻하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차태현(39)이 뿜어내는 이 에너지들을 비단 취재진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안방극장 너머, 그리고 스크린 너머 차태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이 감성은 이내 대중들을 따뜻하게 물들인다. 개봉을 앞둔 ‘슬로우 비디오’ 속 차태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차태현은 그의 주특기를 통해 또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해냈다.

◆ 차태현, ‘슬로우 비디오’가 왜 그에게 특별한가

차태현은 가족적인 작품에 대외적인 애정을 드러내왔다. 결혼 이후 멜로에 대한 관심을 끊은 그였지만, 점차 멜로에 대한 욕심이 나던 터였다. 이 가운데 김영탁 감독의 제안은 솔깃했다. 경우에 따라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지만 차태현은 특유의 유쾌하고 담백한 감성으로 이를 잘 상쇄시켰다. 김영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 또한 주효했던 것이다. “김영탁 감독과는 독특하고 특이한 감성이 잘 들어맞는다. 현장에서 아무도 안 웃는 것들을 보며 우리 둘만 키득거리고 있다”

감독과 배우 간의 의기투합으로 시작했으나, 기존 영화에서 본 적 없는 동체시력이나 CCTV 등 독특한 소재들이 등장하는 탓에 차태현 또한 어려움을 겪었다. 차태현은 “극중 선글라스를 끼고 나오는데 감정 표현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연기에 제약이 있다 보니 불편하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선글라스를 꼈을 때 여장부가 멋지면 좋을 테니 살을 빼 달라’고 요구했다고. 차태현은 “살을 가장 많이 뺀 작품이기도 하다. 그래봤자 4~5kg라 큰 차이는 없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덧붙이기도.

여러 가지 고충이 많았지만 차태현은 ‘슬로우 비디오’에 대한 확실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극장에서 영화를 많이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요즘 눈이 피로하더라. 세고 빠른 영화들이 많더라. 그런 추세에 ‘슬로우 비디오’의 등장이 장점이지 않을까”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슬로우 비디오’를 통해 변신에 대한 새로운 걱정도 있다”고 여러 가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 차태현, 그가 영원한 피터팬으로 불리는 이유

‘엽기적인 그녀’, ‘첫사랑 사수궐기 대회’ 그리고 ‘슬로우 비디오’까지 차태현이 선보이는 사랑은 풋풋하고 순수하기 그지없다. 30대 후반배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천진함 그 자체다. 관련된 질문을 하자 차태현은 껄껄 웃으며 “내가 봐도 많은데, 그런 게 어울리긴 하나 보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이어 “아마 ‘1박2일’이 주는 이미지도 있을 것 같다. 내가 ‘1박2일’이 아니라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왔으면 정말 애 아빠 같지 않았겠냐”고 너스레를 떨기도.

예능과 본업을 아우르는 전천후 활동 중인 차태현은 ‘1박2일’에 큰 에너지를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봐도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내가 봐도 뭔가를 해야 후회를 안 하는 것 같다. 물론 연기와 함께 해야 할 땐 목이 쉬어버리니까 영향을 너무 많이 주기도 하지만 설설할 수 없다. 영화는 에너지 분배가 용이하지만 드라마는 아니다. ‘전우치’ 때 가장 힘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태현은 “‘전우치’는 남들이 아무도 안 하겠다는 걸 내가 한 케이스다. 주문을 외우고 장풍을 쏘는 게 너무 재미있더라. 스케줄도 그렇고 힘이 드는데도 한 번도 화나지 않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좋았다. 스트레스를 가장 안 받았던 작품이었다. 말도 안 되는 스케줄임에도 좋았다. 나 홀로 희열을 느꼈다”며 엉뚱한 4차원 소년 같은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 차태현 “앞으로도 매력 있는 배우이길”

벌써 데뷔 19년 차. 차태현은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을 배우의 인생에 투자했다. 그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면서 차태현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가장 중요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차태현은 “어릴 땐 시나리오를 우선시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위치로 올라가니까 영화를 고를 때 여러 가지 요인들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김영탁 감독과의 두 번째 작품을 선택한 것도 이와 같은 연장선상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밟아나가고 있는 차태현은 앞으로도 “매력적인 배우”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에 와서 ‘대체할 수 없는’이라는 수식어를 들을 때 너무 기분이 좋더라. 배우로서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다. 이전부터 생각했던 수식이 있다면 매력있는 배우로 쭉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 이기 이전에 한 가장의 아빠이기도 한 차태현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그는 상대배우였던 남상미가 “그렇게 가정적일 수가 없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가정에 대한 애정이 충만하고도 충실한 이였다. 차태현은 “큰 아들 수찬이가 20살이 되기 전까지는 인기 있는 사람이길 바란다. ‘1박2일’에 출연하는 이유 중 하나도 그거다. 아이들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중요하다. 그러나 관객 수와 상관없이 TV에 자주 노출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때문일까. 그는 과거로 돌아가면 언제로 가고 싶느냐는 질문에 솔직한 대답을 털어놓아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고의 스타일 때로 돌아가고 싶다. 아마 이를 겪지 못했다면 계속 올라가려고 무엇이든 붙잡았을 것 같기도 하다. 그 당시 인천국제공항에 내렸을 때 내가 모델로 있던 광고 사진으로 도배가 된 걸 본적이 있다. 간다면 그때로 돌아가서 좀 누리고 싶다. 너무 짧지 않았나”(웃음)

[사진= 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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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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