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聯·KB 수장 선출 조용한 '각축전'

<앵커>
임기 만료가 임박한 은행연합회장과 중징계로 공석인 KB 회장 선임을 놓고 전·현직 CEO들이 연일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관피아·낙하산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조용한 각축전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임기가 다 된 은행연합회장과 공석인 KB금융 수장 자리를 놓고 당사자와 각계의 물밑작업이 한창입니다.

금융권이 관피아·낙하산이라는 거센 풍파를 겪는 터라 순수 금융 출신이냐, 관출신이냐, 정치권이 개입된 인사냐 등 선출 막판까지 혼전과 논란이 예상되는 이유에서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연합회나 KB 회장 모두 관료 출신은 철저히 배제되는 양상입니다.

은행연합회장 후보로 꼽히는 전·현직 CEO로는 이종휘 이사장, 조준희 전 행장, 김용환 행장, 이순우 회장, 윤용로 전 행장 등입니다.

KB 회장의 경우 윤웅원 부사장, 박지우 부행장 등 현직에 민병덕, 윤종규, 김옥찬, 이달수 등 전직 임원은 물론 은행연합회장 후보군 다수의 이름이 중복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력풀이 취약한 측면도 있지만 은행연합회장 11월 임기 만료, KB 회추위 결과 11월 윤곽등 묘하게 시기가 겹친 데 따른 것입니다.

회장 후보군들은 거취를 묻는 질문에 때가 때인 만큼 극도로 조심스러운 반응 일색입니다.

<인터뷰> 차기 회장 후보군 A인사
“좀 조심스럽습니다,. 제가 답변을 안할께요”

<인터뷰> 차기 회장 후보군 B인사
“이제부터 슬슬 생각해야죠. 그 자리가 쉬운자리는 아니쟎아요”

후보들의 반응과는 달리 이들 전·현직 CEO들은 어느 쪽이 나을 지 저울질을 위한 자문과 각종 인맥 등을 통한 사전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라고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은행연합회와 KB 등 안팎에서는 최근 금융권을 둘러싼 정황을 감안할 때 내부인사 또는 이마저 힘들다면 순수 금융권 출신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은행연합회는 관료들이 꿰차 온 자리이고 KB도 외풍에 쉽게 흔들려 온 만큼 지금까지는 순수 금융 출신들이 대세지만 막판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합니다.

은행연합회장은 회원사 총회에서 과반수의 찬성으로 선출되지만 청와대발 관치논란으로 지연을 거듭했던 여타 금융 공공기관장 인선에서 보듯 입김이 작용하고 이로인해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KB 회장 역시 형식적인 경영승계 프로그램 하에 외부 헤드헌팅 업체와 사외이사의 추천 방식만 거치는 만큼 든든한 뒷배를 가진 낙하산 회장이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금융권은 은행연합회가 여타 금융 유관기관들에 비해 은행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고 KB는 중대기로에 선 만큼 공명정대한 인선이 돼야 하지만 반대급부의 상황과 그 여파 등을 우려했습니다.

<인터뷰> 금융권 고위 관계자
“이번에도 관피아·낙하산 오면 문제는 은행들 더 큰 문제 생길 수 있겠죠. 당국에서 저런 관례 두면 안되니까 무리수를 두면 입김 작용하면 은행들 더 힘들어 지고”

세간의 뭇매를 맞고 있는 금융권이 환골탈태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가운데 변화의 시금석이 될 은행연합회·KB 수장 선출이 투명한 절차를 거쳐 적임자를 뽑을 수 있을 지, 금융권은 11월의 선택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