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처럼 미국과 친하게 지내다가 두들겨 맞은 나라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아프가니스탄>이지.
아프가니스탄은 <이란> 바로 오른쪽에 위치한...바다와는 전혀 접하지 않은 내륙국이다.
워낙 가진 것 없는 나라인데다가...과거 미국이 구소련과의 대리전쟁을 벌일 때 미국으로부터 전격적인 지원을 받았던 나라였다면...미국이 침공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물론 당시 명목상의 이유는 <빈라덴>이 숨어 있다는 것이었지만...그 보다는 <투르크메니스탄> 과 <파키스탄>을 연결해주는 주요 통로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좀 더 진실에 가까운 이유가 되겠지?
이란 바로 위에 <카스피 해>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천연자원의 마지막 보고라고 알려져 있다.
구소련 시절...그들과 대치하는 바람에 개발이 되지 않고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지.
이란이 미국과 친할 때에는 <카스피 해>의 자원은 얼마든지 <이란>을 통해서 나올 수 있었지만 <이란>에 반미 정권이 들어온 이후 카스피 해의 보물이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을 거쳐서 <파키스탄>을 통할 수밖에 없었어.
즉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 아프가니스탄은 미국에게 반드시 필요한 요충지였던 것이고...그것이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게 된 주된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911테러라고 하는 결정적인 악재가 터졌을 때 미국은 그 악재를 적절하게 이용해서 오히려 이익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지?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뒤...이라크를 쳐서 중국의 남하를 막고...아프가니스탄을 쳐서 석유 자원의 안정적 루트를 확보한 것이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일타쌍피>라고 한다.
좀 더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겠구나...
동물에 세계에서는 건강한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의 혈투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럼...상대방을 단번에 절명시킬 수 있는 독사라면 어떨까?
물론...둘 다 죽을 수 있기 때문에 킹코브라 수컷끼리는 독니를 가지고 싸움을 하지 않는다.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도 상대의 머리를 누르면 이기는 것으로 약속이 되어 있다.
이건 암묵적인 약속인데...물리면 어차피 둘 다 죽기 때문이야.
<핵무기>라고 하는 무서운 맹독을 가지고 있는 구소련과 미국은 서로 대 놓고 싸울 수는 없었고 그저 대리전쟁을 수행하면서 서로의 심장을 노리고 있었는데...마침 아프가니스탄에서 구소련에 항거하기 위한 단체가 스스로 봉기했으니 이들에게 무기를 지원하고 심지어 봉급까지 지급한 것은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지...
하지만 그들의 투쟁 대상이 구소련이었다는 점 때문에 정식으로 자금을 조성해서 도와줄 수는 없었다. 그것은 곧 미국과 소련의 전쟁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야.
게다가 미 의회의 반전주의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정상적인 지원에 반대했지.
하는 수 없이 미국은 비자금을 조성해서 <무자헤딘>의 투쟁을 돕기로 했는데...그게 다름 아닌 마약의 생산과 유통이었다.
일단 <아프가니스탄>에서 마약을 재배했는데...수확을 해도 당장 팔 곳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겠지? 놀랍게도 그 마약의 60%를 다시 미국으로 들여와서 풀었다는구나...
이렇게 해서 조달 된 그 자금을 다시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들에게 지급했다는 주장인데...물론 입증할 수는 없지만...이게 만약 사실이라면...정치적인 논리는 참으로 무섭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
소련이라는 숙적을 제거하기 위해서 돈이 필요했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자국의 국민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꼴이 되어버렸으니 목적을 위해서 수단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바로 정치인 것이지...
아무튼 지금의 <무자헤딘>은 <탈레반>정권으로부터 축출당한 이후 전 세계에서 반미 지하드의 핵심이 되었는데...미국과 죽도록 사랑했던 <무자헤딘>이 어떻게 해서 반미의 핵심 세력이 되어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되어버렸을까?
네가 앞으로 사회에 발을 딛게 되면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뭔가 일을 해야만 하는데...일과 관련해서는 의리가 없다. 단지 효율만 있을 뿐이지...
네가 어느 조직에 몸을 담던...일단 조직이라는 것은 효율을 무척 중시해서...너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생기거나 비용이 적게 드는 사람이 생기게 되면 너는 곧 해고당할 수 있다. 마치 아프가니스탄처럼 말이다.
그렇게 버림받기 싫다면...너는 반드시 <헤게모니>를 네 손으로 쥐고 있어야만 한다.
너만이 알고 있는 것...너 아니면 안 되는 것을 네 손에 쥐고 있지 않는다면 너는 <무자헤딘>처럼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곧 버려지게 될 것이야.
예를 들어보자.
네가 우동집을 하나 경영한다고 해보자.
우동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물론 시원한 국물 맛일 것이다.
우동 국물을 만드는데 너무 근사한 <레시피>를 네가 알고 있는 경우와 네가 고용한 <쉐프>가 알고 있는 경우는 분명히 다르다.
<쉐프> 만이 만들 수 있는 레시피이고 너는 모른다면 그 <쉐프>가 일을 그만두고 싶을 때 너도 그 일을 그만두어야만 한다. 주도권이 없는 사람에게는 선택권이 없기 때문이지.
하지만 레시피를 네가 분명하게 알고 있다면 너는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하면서 일을 계속할 수 있다.
그럼 다시 진중하게 고민해보자.
우리나라는 미국과 만난 이후에 여태까지 변치 않는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왜 아프가니스탄은 일찌감치 버림을 받았을까? 두 나라 사이의 차이가 뭘까? 피를 나눈 의리? 웃기지 마라...차이는 단지 헤게모니를 쥐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면서 동북아시아의 힘의 균형을 이루는데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주도권을 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구소련이 붕괴되고 미국은 이제 미국과 대적할 주적이 사라진 상태다.
하지만 소련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모든 산업은 <군산복합체>화 되어 군수산업과 기간산업을 떼어낼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지...
떼어낼 수 없다면...결국 미국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기존의 군산복합체에서 나온 무기를 해외에서 팔아먹는 수밖에 없다.
그런 일에 한반도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만약 한반도에서 북한이 없어지거나...혹은 우리 한국이 없어진다면...미국은 엄청난 돈을 들여서 개발한 무기를 팔아먹을 수 있는 가장 큰 시장 중에 하나를 잃는 것이다.
결국 미국 입장에서 본다면 북한과 한국이 모두 필요한 셈이지...
북한은 무기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주도권 행사를 수시로 하고 있다.
국민들이 굶어 죽을 지언정 가끔 핵실험도 하고 미사일도 발사하고 있지.
한국은 그런 북한과 대치하면서 균형을 맞추는데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 매년 엄청난 양의 미국산 무기를 들어온다.
미국은 어느 한 쪽으로 주도권이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어 주면서 무기만 팔아먹으면 될 것이다.
그러니 미국의 주먹 한방만 스쳐도 끝장나는 북한이 까불어도 그냥 모른 척 하고 있는 것이지...
하지만 아프가니스탄은 달랐다.
무자헤딘은 소련과 싸울 수 있었지만...지금 소련은 없다.
사냥개의 날카로운 이빨은 곰을 사냥할 때 필요한 것이지만 곰이 죽고 나면...사냥개의 이빨은 주인에게 위협만 될 뿐이다.
게다가 미국산 무기를 살만한 돈도 시장도 없다.
아프가니스탄은 충분히 버려질 수 있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버려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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