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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엿보기] ‘조선총잡이’ 목숨 걸린 갑신정변, 이렇게 허술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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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국에 불이 피어 오르며 드디어 갑신정변이 시작됐다.

28일 방송된 KBS2 ‘조선총잡이’에서는 박윤강(이준기 분)과 정수인(남상미 분)이 김옥균(윤희석 분)과 손을 잡고 갑신정변을 일으키는 모습이 그려졌다.

갑신정변을 준비하는 과정이 그려지고 방송 말미에는 드디어 거사의 불이 피어 오르는 모습까지 공개됐지만 마음 한 편에 생기는 불편함을 지울 수가 없다. 수천 명의 목숨이 달려 있을 갑신정변. 이렇게 허술하게 그려져도 되는 걸까?

이날 박윤강과 정수인은 거사 도모에 뛰어들어 곧바로 정변을 진두 지휘하는 핵심인물이 됐다. 수인은 궁녀가 돼 수구파가 정변 낌새를 알아차리고 선수를 치려는 작당을 엿듣고 개화파에 알렸으며 박윤강은 일본의 힘을 빌려서는 안 되고, 고종은 어떻게 해야 할 지, 쳐들어가는 방법까지 진두 지휘했다. 이 모든 일이 하루 아침에 일어난 셈이다.

더군다나 박윤강과 정수인은 바로 이전화까지 복수를 부르짖던 인물들이다. 오직 최원신(유오성 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았던 이들이 정변 도모에 뛰어든 이유는 서로를 위해서였다. 수인은 도망자 신세로 목숨이 위태로운 박윤강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박윤강은 자신을 위해 궁녀(첩자 역할을 위한)가 된 수인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정변을 통해 수인을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박윤강이었다.



또한 박윤강과 정수인의 구구절절한 러브스토리가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니 개화파의 정변 도모 과정 또한 허술하기 짝이 없다. 따지고 보면, 실존 인물인 김옥균과 박영효 등 대의를 위해 정변을 도모한다는 이들이 하는 역할이라곤 박윤강과 정수인을 포섭하고 몇 안 되는 군사를 마련한 게 다다.

이쯤 되면 역사적으로나 드라마 안에서나 수 천명의 목숨이 걸려있는데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덧붙이자면 이 드라마는 허무하게 끝나버린 임오군란 전례까지 있다.) 갑신정변이 실패로 끝난다는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드라마 내용으로만 보자면 갑신정변이 실패한 게 아무래도 저 네 사람 때문이 아닐까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드라마는 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과 사건은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창작물임을 밝힙니다’라고 고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정변이 갑신정변이든 다른 허구의 무엇이든 분량 2회가 남은 시점에서 이 드라마의 마지막 방점이 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스토리 하나를 마무리 짓는 가장 커다란 사건이자 두 주인공이 휘말린 중대한 극적 플롯인 갑신정변. 정말 이렇게 그려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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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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