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 위치한 UN본부에서 열린 세계 최대 NGO 행사에서 한국 가수 이승철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승철은 2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UN본부 신탁통치이사회장(Trusteeship Council Chamber)에서 우리 민요 ‘아리랑’ 등을 열창하며 감격스러운 무대를 소화했다.
이승철이 참석해 축가를 부른 곳은 UN의 중요 연간행사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제65회 UN DPI-NGO 컨퍼런스에서 였다.
올해로 65회째를 맞는 UN DPI-NGO 컨퍼런스는 세계 NGO 대표자들이 대거 모여 한 해를 결산하고 새로운 행동 의제를 논의하는 NGO계의 세계 최대 행사다. 한국 가수가 세계적인 NGO 연례행사인 UN DPI-NGO 컨퍼런스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컨퍼런스는 UN DPI(공보국)의 정식 지위를 얻은 1200여개의 NGO 대표자들이 모여 각종 의제를 논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올해는 `2015년, 그 이후-우리들의 행동 의제`라는 부제 아래 치러진다.
이승철은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컨퍼런스 첫날 세계를 대표하는 유일한 축가 가수로 참석해 영광된 무대를 소화했다.
행사를 빛낸 이들은 내로라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존 애쉬 UN 총회의장이 영상으로 축사를 하고 수사나 말코라 UN 사무차장, 바바툰데 오소티메힌 UN 인구기금(FPA) 총재, 올해 컨퍼런스의 의장직을 맡은 제프리 세계시민단체연합(CIVICUS) UN 대표 등이 환영 연설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117개국 3500여명도 세계 각국의 NGO 단체를 이끌어가는 수장들이다. 세계 각국에서 모두 존경과 존망을 받는 헌신적인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날 이승철은 UN기구 주요 인사들의 축사 이후 회의장 연단에 올라 `아리랑`을 먼저 열창했다. 3500여명에 저명한 인사들이 이승철의 노래를 집중해서 음미한 뒤 박수갈채를 보냈다. 노래 중간 너나할 것 없이 휴대폰과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담는가하면 동영상도 촬영해 이색적인 분위기도 연출돼 이목을 끌었다.
이승철은 `아리랑` 이후 미국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의 팝송곡 ‘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를 연달아 들려줬다. ‘라이브 황제’로 불리는 가수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세계적인 인사들은 귀를 기울였고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이승철의 축가 1부가 끝난 뒤 기조연설이 이어졌다. 사만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 마리안느 다이아몬드 국제개발협회(IDA) 의장(전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 의장), 시릴 리치 유엔 NGO협의체(CoNGO) 의장, 앤 마리 칼슨 유엔공보국 NGO집행위원회 의장 등 쟁쟁한 세계적 명사들이 올해 안건과 향후 NGO 활동의 역할에 대해 연설했다.
기조연설을 마친 뒤 이승철은 다시 한 번 연단에 올라 피날레를 장식했다. 그는 최근 발표한 평화송 ‘그날에...’의 영어버전을 화려한 가창력으로 수놓았다. 독도에서 한국어 버전 발표 이후 ‘그날에...’의 영어버전은 이날 처음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NGO 수장들 사이에서 또 한 번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행사의 모든 장면은 UN 공식 webtv 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이승철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모든 무대가 끝난 후 UN 공보국장을 비롯한 NGO 대표자들은 직접 이승철을 찾아 사진을 촬영하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승철이 세계적인 NGO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그간의 봉사 활동과 진정성이 UN NGO 집행위원회로부터 크게 인정 받은 데서 비롯됐다. 그는 앞서 아프리카 차드 등 봉사활동과 계속되는 학교 설립 운동 및 기부활동이 폭넓게 인정을 받아 올해 행사의 유일한 축가 가수로 참석할 수 있었다. 2010년 이래 최근까지 이승철은 차트지역에 3개의 학교를 설립했고 현재 4번째 학교 설립을 위해 물색 중이다. 이밖에 국내 의료진과 함께 현지를 찾아 각종 의료 봉사 활동을 벌인데 이어 각종 구순구개열 수술 및 개안 수술을 돕기도 했다.
이승철은 “존경스러운 분들과 함께 한 시간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과 감격을 느꼈다”면서 “세계 1200여개 NGO 수장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는 마음, 그리고 이들의 활약이 더욱 거세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을 다해 노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철은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5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찾아 곳곳을 다니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위드-유’ 단원들과 함께 하버드 대학교를 찾아 자선 공연 행사를 펼친다.
이날 이승철은 세계 유수의 곳에서 지도자로 활동하게 될 하버드 학생들에게 탈북청년들과 남북한 통일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