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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히어로' 뒤에 몸 숨긴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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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가 지난 20일 최경환 부총리의 만화 캐릭터를 만들어 공개하고 정책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나섰습니다.



한 눈에 봐도 최경환 부총리임을 알 수 있도록 개성을 잘 살린 정감있는 캐릭터입니다.

딱딱하고 어려운 각종 경제정책을 국민에게 쉽게 전달하려는 기재부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한편으로 이 캐릭터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잘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각종 회의를 통해 "국민이 모르는 정책은 없는 것과 같다"며 정책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경제 살리기의 중책을 맡은 부총리답게 대국민 홍보에서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의 대국민 홍보가 일관성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기재부는 최 부총리의 만화 캐릭터를 공개하던 날 재정적자가 악화됐다는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습니다.

매달 20일 전후에 `월간 재정동향` 책자가 발간되면 보도자료를 만들어 대외에 적극 알려왔는데 왠일인지 이 날은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겁니다.

책자에는 상반기 세수 진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7%포인트 감소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43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봤자 별로 득될게 없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홍보`라는 것 자체가 `잘한 건 크게 알리고 못한 건 되도록 숨기는 것`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기재부의 행동이 전혀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건 잘 나가는 슈퍼리더인 최경환 부총리에게 모든 걸 내맡긴 채 그의 뒤에 숨거나 몸을 사리는 공무원들의 행태가 고착되는건 아닌지 하는 점입니다.

식사 자리에서 만났던 어느 기재부 간부는 "모든 걸 결정해서 방향을 딱딱 제시해주는 리더가 있으면 공무원들은 일하기 편하다. 최 부총리가 그런 리더"라며 크게 칭송한 바 있습니다.

오래만에 책임질 줄 아는 리더를 만난 반가움에 한 말이겠지만 달리 보면 슈퍼 리더의 뒤에 숨은 채 타성적으로 끌려가고픈 공무원의 생리를 내비친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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