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가 시작된 것이 금이나 은과 같은 귀중품들에 대한 보관증을 써줌으로서 시작되었다고 했었지?
최초의 은행도 이런 보관증의 거래를 통해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
주로 유럽의 상업 도시로부터 초기의 은행들이 태동하기 시작했었는데...최초의 상업은행은 베니스(지금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1587년도에 세워졌던 <방코 디 리알토>가 시초였다는 생각이다.
초기의 은행에서는 지금처럼 예금과 대출 업무 등이 고르게 발달했던 것은 아니고 역시 금이나 은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창고의 역할을 가장 먼저 시작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가 그의 친구 <바사니오>의 선박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하자.
만약 그 거래를 알고 있는 강도가 있었다면...그 거래를 위해 두 사람이 만나기 전에 <안토니오>를 습격해서 배의 값으로 쳐주기로 했던 금을 빼앗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안토니오>는 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필요 없는 경호 및 경비 업무에 비용을 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야.
이처럼 상업 거래에 불필요한 요인들이 많이 들어간다면 효율성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금과 은은 안전한 은행에 두고 그 보관증만 가지고 간다면 중간에 도적을 만나더라도 사람을 보내서 긴급하게 지급 정지만 시키면 될 것이다.
또한 거래가 잘 성사되면 그 보관증의 소유권은 <바사니오>에게 넘기면 될 것이고 단지 두 명이 사인만 하면 모든 지불 업무는 안전하게 끝나는 것이지...이렇게 금은 한 번도 움직이지 않고 단지 은행에 보관해 두었던 보관증의 소유권만을 넘기는 형태의 거래를 라고 했었다.
지금도 은행에 가면 지로 용지를 통해서 자금 이체를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지로가 바로 보관증의 이입거래로부터 유래된 것이지.
조금 더 근대적 거래라고 볼 수 있는 은행 업무 중에서 다른 나라의 화폐를 환율에 맞추어 교환해주는 <외환거래>라는 것이 있다.
베니스가 유럽 남부의 수상도시라면...독일 북서쪽에 위치한 또 하나의 수상도시 네덜란드로부터 외환거래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네덜란드는 <낮은 땅>이라는 의미의 지명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지금도 전체 국토의 절반이 간척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암스테르담의 거미줄 같은 운하는 라인강을 따라 유럽의 곳곳으로 들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중계무역이 발달할 수밖에 없었지...
중계무역의 중심지이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 상인들이 몰리곤 했었고...각국에서 사용되는 화폐를 환율대로 바꾸어주는 환전상이 생겨나게 되었는데...당시에 네덜란드의 상인들이 바꾸어주는 환율은 각 나라의 여러 정치 경제 환경들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놀랍도록 정확한 환율을 고시했다고 전해진다.
이 때...환전상들은 탁자에 앉아서 환전 업무를 보았었는데...그래서 그들을 탁자에 앉아 있는 사람...즉 라고 했고 이 말이 오늘날의 가 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초기의 은행들은 성공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지...<대출>만 아니라면 말이다.
<보관 업무>에서 시작해서 <환전업무>까지 확장했던 초기의 은행들은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은행 창고에 쌓여 있는 금과 은을 외부의 제 3자에게 빌려주기 시작했던 것이지...
은행이 신용을 유지하고 있는 한 널리 유통되고 있던 은행권들을 추가로 유통시키는 것은 별로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는데...문제는 대출금의 회수였다.
맡긴 금이야 돌려주면 되지만 빌려준 금은 언젠가는 돌려받아야만 하는데...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니?
초기의 은행들은 대출금 회수에 실패해서 부도가 나는 경우가 무척 많았었지.
너도 언젠가 겪게 되겠지만...
네가 부자가 되면 될수록 네가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위 <남아도는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은 더 많아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돈이란 놈은 언제나 부족한 것이다. 돈이 남아도는 사람은 없다.
네가 만약 20억짜리 집에 살고 80억이라는 현금을 만들었다고 해도...그 돈이 과연 남아도는 돈일까? 투자를 위해 쓰일 수도 있을 것이고 설령 남는 돈이 있다고 해도 그동안 그 돈을 모으기 위해서 아끼고 절약하고 고생한 자신을 위한 보상을 위해 스포츠카를 사거나 근사한 오토바이가 사고 싶겠지...
하지만 사람들은 부자니까 당연히 돈을 쌓아두고 살고 있고...또 그 돈이 가끔 썩어 문드러진다고 생각을 한다.
다시 말하지만...아무리 부자가 되어도...혹은 가난한 사람도 돈은 모두에게 언제나 부족하다.
누구에게나 부족한 돈을 조리 있고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그게 안되면 설령 마이클잭슨처럼 많은 돈을 벌고도 파산할 수 있는 것이야.
<급전이 필요한 사람>은 바로 이런 점에 실패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고 자금관리에 부실한 사람이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을 확률은 무척 희박하다.
그런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돈이 거짓말을 하지 사람이 거짓말을 하나?” 라는 말인데...내가 보기에는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명심 하여라...
너 역시 <투자>가 아닌...단지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누구로부터 돈을 빌려서도 안될 것이고...또한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빌려 줘서도 안 된다.
부자고 가난하고를 떠나서 돈 관리가 확실한 사람은 돈이 필요한 상황을 결코 만들지 않는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은 가난해서가 아니라 돈 관리를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반드시 또 펑크를 낼 것이다.
즉 돈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 그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지 돈이 그런 상황을 만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돈 관리를 못하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다면 당연히 너의 돈을 돌려받지 못할 뿐 아니라 귀중한 친구마저 잃게 될 것이다.
아버지는 평생 친구들과 돈거래를 한 적이 없다.
물론 가끔은 마치 죽을 듯이 보채는 친구가 종종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라면 한 박스, 현물로 사다 주고 만다. 그것이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호의다.
아버지도 한 동안 라면만 먹고 산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돈을 빌려본 적이 없다.
당시에 라면만을 먹었던 이유는 돈이 부족할 것 같아서 씀씀이를 줄여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지 라면이 먹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라면만 먹고 살아도 적당한 운동을 하면근육도 나온다.
하지만 돈 관리를 못하는 사람들은 수입이 줄 것이라는 예측도 못할뿐더러 안다고 해도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서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경우...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현금으로 도와주는 것은 오히려 친구는 물론이고 너에게도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물론...너희들도 아버지에게 돈 빌릴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거라. 굶어 죽을 정도로 궁핍해진다면 쌀은 사줄 수 있다. 너희 할아버지께서 그러셨듯이...
그럼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근대의 은행은...결국 대출 때문이 문제를 만들기 시작했다.
편리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은행을 이용하기는 했지만...그 당시의 은행은 대출을 해 간 사람의 신용상태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또한 사회적인 가이드라인도 없었기 때문에 은행들의 부도는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이었다.
은행이 부도가 나면 그 은행에 금을 맡겼던 사람은 화가 많이 났었겠지? 화가 나면 일단 탁자부터 걷어찰 것이고...부도를 의미하는 의 어원은 바로 은행의 탁자를 부순다는 의미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럼, 정리해보자.
2007년 미국의 금융위기도 대출이 문제였고, 2010년 유럽의 재정위기도 대출이 문제였다.
대출만 아니었다면 망할 이유도 없었다.
아마도 네 주위에 잘 살다가 궁핍해지는 친구들을 간혹 보게 될 것이다. 그들이 갑자기 궁핍해지는 이유는 대개 대출 때문이다.
<돈>을 제대로 알기 전에...가급적이면 대출을 받지 말도록 해라.
물론 대출을 통해 레버리지를 만들어 너의 목표에 보다 빨리 도달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돈>에 대해 고수가 된 다음의 일이다.
돈은 다루기가 어려운 녀석이다. 어린 아이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하물며, 돈에 대해 무절제한 사람들이 대출을 받는 행위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자살 행위다.
이런 무절제한 행동에 대해서 무식하고 용감하게 도와주는 행위(보증)나 혹은 함부로 돈을 빌려주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절대로 빌리지 않고 빌려주지도 않는다.>...이 말은 네가 스스로 돈에 대해 고수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반드시 지키도록 해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