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고위 관리가 연봉과 주거수당을 합한 12만 파운드(약 2억700만원)로는
항상 가족과 떨어져 생활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퇴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교부의 아프리카담당 차관인 마크 시몬즈(50)는 가족이 런던에서 수백㎞ 떨어진 지역구인 링컨셔에 거주하는 동안
자신은 런던의 호텔에 계속 숙박하면서 커가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는 의원이 정부 관리직을 맡고 있는데 시몬즈 차관은 차관직과 의원직 모두 사퇴할 것이라고.
시몬즈 차관은 차관 및 의원으로서 89,435 파운드의 연봉을 받고 있고 자신과 가족이 머무를 아파트 임대비용으로
연간 27,875 파운드의 수당을 청구할 자격이 있다고 한다.
그의 부인도 역시 남편의 사무실 관리자로 일하며 연간 2만 5천 파운드 정도를 받고 있다고.
시몬즈 차관은 그러나 이 정도로는 충분치 못해 자신이 런던에 있는 동안 호텔에서 생활한다며
"주거비 수당은 가족들을 위해 지급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아이들이 휴일을 맞아도
나와 함께 런던에 와 머무를 수 없어 커가는 아이들을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휴일에도 아이들과 떨어져 매일 밤 호텔에서 지낸다는 생각에 공포가 엄습한다면서도
임대료가 낮은 런던 외곽에는 살고 싶지 않다고 덧붙여 다소 애매한 태도를 보이기도.
이에 대해 영국 의회윤리청(IPSA)의 한 대변인은 의원들이 지역구의 가족들과 떨어져
런던에서 살아야 하는 고충을 알기 때문에 내년 5월 총선 이후 의원들의 보수를 11% 인상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시몬즈처럼 3명의 자녀를 둔 의원은 자녀들과 함께 머물 수 있는 큰 아파트를 빌릴 수 있도록
연간 27,875 파운드를 신청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몬즈 차관은 당초 지난달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개각 당시 사퇴의사를 밝혔으나
지난주 뉴욕에서 열린 콩고 관련 유엔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사퇴가 미뤄졌다고.
한국사람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가족들과의 공동 생활및 시간 보내기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서구인의 정서로는 한편으로 이해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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