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진행해 왔던 모든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특허 소송 전쟁을 시작한 지 3년 만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에서 양 사가 진행해 온 모든 특허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합의가 양 회사 간 특허 라이선싱 협의와 관련된 것은 아니며 미국에서의 특허 소송은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사의 특허 소송은 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미국 법원에 삼성전자를 제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플을 대상으로 통신 기술과 관련된 특허로 한국, 일본, 독일 등 3개국에서 소송을 걸었고, 이후 미국과 한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호주 등 9개국에서 30여개의 소송으로 확대됐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 소송은 모두 2건입니다.
미국 소송의 경우 1차 소송에 대한 항소심은 애플이 철회했고, 2차 소송은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각 회사가 소송비용으로만 수천억 원씩 지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2년간 두 회사는 추가적인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며 화해 모드를 조성했습니다.
특히 지난 6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정에 대한 항고를 나란히 취하하면서 합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제 남은 건 1차 소송에 대한 삼성전자의 항소와 지난 3월 시작된 2차 소송입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벌인 1차 소송에서 애플에 9억 2천900만 달러(약1조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게 됐습니다.
이어 진행되고 있는 2차 소송에서는 삼성전자는 애플에 1억 1천962만 달러(1232억원), 애플은 삼성전자에 15만8천400만달러(1억6천만원)를 배상액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평결을 받았고, 현재 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다시 한 번 만나 최종담판을 지을수도 있다고 전망합니다.
두 사람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앨런&컴퍼니 콘퍼런스’에서 긴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고 약 20일 후 애플은 1차 소송 항소를 취하한 바 있습니다.
이번 소송철회 결정에 두 CEO들의 의지가 큰 역할을 한 만큼 미국에서 남은 소송에 대해서도 합의를 볼 가능성은 높은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