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에서 열차가 충돌해 승객 1명이 숨지고 91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는 지난 22일 오후 5시 53분께 태백역과 문곡역 사이 단선 구간에서 제천발 서울행 O트레인 관광열차가 정차 중이던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 여객열차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사고로 관광열차 4량 중 1량이 탈선했고, 무궁화호 열차도 6량 중 1량이 탈선했다.
이 사고로 승객 박모(77·여·경기 안산시)씨가 숨지고 9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4명은 크게 다쳤고 나머지 경상자 87명 중 52명은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사고 당시 관광열차에는 승객 39명과 승무원 4명, 여객열차에는 승객 63명과 승무원 4명 등 모두 110명이 타고 있었다. 열차 선로가 하나뿐인 단선 구간에서 발생한 이날 사고는 아무런 안내방송 없이 무방비로 사고가 난 탓에 노약자의 피해가 컸다.
승객 박모(24·여·동해시)씨는 "열차가 태백역을 출발해 잠이 들려는 순간 `쿵`하고 충돌해 깜짝 놀랐다"며 "사고 전·후 안내방송은 전혀 없었고, 승무원들이 도와줘 겨우 열차를 탈출할 수 있었다"고 다급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15m가량 떨어진 아파트에 사는 한 주민은 "평소에는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가면서 소리가 났는데, 사고 당시에는 엄청나게 크고 긴 경적 소리가 들리더니 쇠끼리 부딪히는 굉음이 들리고서 연기가 났다"고 전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숨지고 91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부상자들은 태백지역 3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부상자 가운데 4명은 크게 다쳤고 나머지 경상자 87명 중 52명은 병원 치료 후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이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으나 밤사이 복구작업을 거쳐 23일 오전에 운행이 재개됐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후속 열차들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복구에 온 힘을 쏟겠다"며 "사고가 시스템 오류인지 실수인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전했다.
경찰은 열차 두 대가 문곡역에서 교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 원인을 놓고 기관사 과실과 신호체계 오류냐에 대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관광열차 기관사가 경찰의 1차 조사에서 "신호를 잘 못 봤다"고 진술해 기관사의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사고 직후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설치, 관심-주의-경계-심각’으로 나뉘는 위기대응 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을 발령했다.태백시와 경찰도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꾸려 현장대응에 나섰으며, 전직원을 비상소집하고 삼척과 정선의 112기동타격대를 현장으로 출동시켰다.
열차 충돌사고로 운행이 중단된 태백 영동선이 밤샘 복구 작업을 마치고 23일 오전 8시 50분부터 운행이 재개됐다.
태백 열차 충돌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태백 열차 충돌, 헬기사건에 이어 열차 충돌까지 다사다난의 해", "태백 열차 충돌, 정말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뻔", "태백 열차 충돌, 왜 자꾸 이런일이 생기는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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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태백소방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