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자산운용사들은 고객에게서 받은 투자자금 외에 자신들이 가진 고유재산을 따로 운용합니다.
그런데 자산을 굴려 수익을 내야할 운용사들이 정작 자기 돈은 `안전자산`에 묵혀두고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재산을 운용하는 데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86개 자산운용사의 지난해 고유재산을 분석한 결과 자산운용사의 고유재산은 3조 6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현금과 예치금으로 보유하는 금액이 1조 8천여억원으로 전체 고유재산의 64%에 달했습니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를 포함한 37개 업체는 아예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고유재산도 펀드 투자가 22%, 주식이나 해외법인 출자금은 14%에 그쳤습니다.
특히 채권 투자는 대부분 국공채나 우량등급 회사채 등 사실상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렇게 고유재산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비중이 높다보니 운용수익률도 시중금리를 겨우 웃도는 수준입니다.
올해 3월까지 전체 자산운용사의 고유재산 운용수익률은 2.63%.
채권형펀드 전체 수익률인 3.5%는 물론 주식형 펀드 수익률 7.3%와 비교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성과입니다.
자산운용사들이 이렇게 본업인 주식, 펀드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금융당국의 건전성 규제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화 인터뷰 > 자산운용사 관계자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고유재산을 불리려는 목적보다는 안정적으로 가지고 가려는 목적이 크다. 이것을 통해 저희가 수익을 내려는 것은 아니고요"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록 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나타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가 최근 자산운용사의 NCR 규제를 전면 폐지하고, 자전거래 등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그동안의 관행을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화 인터뷰> 금융감독원 관계자
"NCR 없어지더라도 운용사의 건전성 악화 우려 없지 않습니다. NCR 변경 등 환경 변화에 따라서 투자할 수 있는 여력 확대는 좋지만 그 과정에서 위험부담이 과다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들이 고유재산을 이용한 계열사 부당지원 등을 법규 위반 가능성이 여전하고, 고위험 자산 투자로 인한 건전성 우려가 있다고 보고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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