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날’ 손창민, 강남길, 김형규의 ‘3색(色) 웃음 유발자’ 열전이 화제다.
SBS 주말극장 ‘기분 좋은 날’(극본 문희정/ 연출 홍성창/ 제작 로고스필름)은 서로 다른 ‘떡집 가족들’과 ‘옆집 가족들’이 만들어낸 ‘두 가족 한집 동거’라는 독특한 스토리가 상쾌하게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묵직한 호응과 지지를 얻으며 몰캉몰캉 달콤한 러브로맨스, 그리고 가족 간의 따뜻한 감동이 환상의 앙상블을 이뤄내며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무엇보다 손창민, 강남길, 김형규 등 ‘명품 남우 3인방’이 톡톡 튀는 맛깔스런 연기로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완성하면서 ‘기분 좋은 날’을 더욱 쫀득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발칙한 세 남자’들의 활약상을 되짚어 본다.
◆“한송정이 아니라 일송정 소나무야?” 손창민의 카리스마부터 허당기까지!손창민은 호텔 대표 남궁영 역을 맡아 ‘꽃중년’의 면모를 보이며 열연을 펼치고 있다. 매사에 당당하고 거침없지만 가족에 대한 상처로 ‘불륜 알러지’를 갖고 있는 영은 독신주의자는 아니지만 결혼이란 제도를 신뢰하지 않는 인물. 끔찍했던 한송정(김미숙)과의 만남이 자신의 오해로 시작됐다는 걸 안 이후로는 송정과 송정의 딸들을 위한 배려 깊은 면모로 시청자들에게 훈훈함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남궁영은 ‘자서전 계약’ 이후 자신도 모르게 송정에게 휘둘리며 모든 일들을 한송정화(化)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정다정(박세영)의 ‘이별통보’에 고민에 빠진 서재우(이상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여튼 그 집 여자들은 독해. 그럼 상의를 하고, 기대던가. 한송정이 아니라 일송정 소나무야? 독야청청 혼자 버틸라구 그래”라며 “그런 일 있고 나한테 전화 한통 없다. 생각만 하면 화가나”라고 송정에 대해 투덜대고 마는 ‘중년 귀요미’의 면모를 보였다.
무엇보다 손창민은 기존의 깔끔한 젠틀맨 이미지에 특유의 ‘개그감’을 더해 본인만의 새로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호텔 사장의 카리스마와 코믹과 허당을 오가는 모습을 천의 얼굴로 소화하면서 색다른 웃음 코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깊이 반성을 했으니까 반값으로..” 강남길의 분노유발부터 폭소유발까지!무려 데뷔 48년차의 베테랑 국민배우 강남길은 한송정의 전 남편 정인성 역으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연기 변신을 꾀했다. 막내딸을 임신 중인 송정을 버리고 재혼을 했음에도 뒤늦게 나타나 아빠 행동을 하며 오히려 돈을 요구하는 안면몰수의 뻔뻔함으로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는 것. 허풍이 심하고 이기적이며 남 탓하는 재주가 비상해 얄미운 면모를 실감나게 그려내며 첫 등장부터 시청자들의 ‘미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송정에게 돈을 뜯어내려다 오히려 영에게 ‘폭행 고소’를 당하고 합의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등 번번이 ‘자기 꾐’에 스스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통쾌하게 만들고 있는 터. 지난 20회 방송분에서는 비굴하게 무릎을 꿇고 ‘남궁영 대표를 일방적으로 폭행한 치료비 및 폭행 외상으로 인한 업무 지장 손해 배상액으로 금 일천만원을 2014년 7월2일까지 피해자 남궁영에게 지불한다’는 각서를 쓰면서 또 다른 국면을 예고했다.
강남길은 편안하고 친근한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 비겁하고 뻔뻔한 철면피 정인성의 모습을 탄탄한 관록의 연기력으로 표현, 시청자들의 분노지수를 높이며 흥미진진한 극전개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래서 사랑의 도피?” 김형규의 바람기부터 든든한 조언까지!김형규는 잘생긴 외모와 타고난 매너, 그리고 치과 레지던트라는 ‘완벽 스펙’을 가진 바람둥이 서인우 역을 맡아 개성만점 연기를 펼치고 있다. 드라마 초반 적당히 예의 바르고, 적당히 건방지고, 적당히 즐기며 상대방을 ‘들었다 놨다’ 애간장 녹이는 ‘마성의 매력남’으로 여성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던 상태. 다정에 대한 마음을 뒤늦게 깨닫고 재우와 잠시 ‘삼각 러브 라인’을 형성하며 ‘작은 원성’을 얻기도 했지만, 결국 제일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수많은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특히, 재우와 다정의 일로 노심초사 안절부절 못하는 엄마 김신애(이미영)에게 “뽀뽀 한방에 정다정한테 반했나? 그래서 사랑의 도피? 안된다면 더 하고 싶은 게 바로 그, 사랑이라는 놈이지~”라고 살살 약을 올리는 등 가볍지만 유쾌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또 다른 ‘깨알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한편 ‘기분 좋은 날’ 22회 방송분에서는 이순옥(나문희)의 건강에 ‘이상 조짐’이 예견되는 장면이 담겨져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마당에 앉아 텃밭의 채소를 돌보던 순옥이 순간 저려오는 다리에 주저앉아 쓰러지면서 당황스러움을 드러낸 것. 그동안 가끔씩 저려오는 손발에 불편함을 보이던 순옥이 급기야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에 넘어지고 마는, 심상치 않은 ‘이상 징후’가 예고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