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49.78

  • 21.79
  • 0.82%
코스닥

774.49

  • 4.69
  • 0.6%
1/4

‘관피아 척결’에 숨죽인 금융권‥대안 부재에 ‘고민’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뉴스 듣기-

지금 보시는 뉴스를 읽어드립니다.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관피아 척결’에 숨죽인 금융권‥대안 부재에 ‘고민’

주요 기사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세월호 참사 이후 이른바 ‘관피아’들의 금융권 입성이 원천 봉쇄되면서, 크고 작은 문제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10개월 넘게 회장 자리가 비어있는 손해보험협회는 차기 회장 인선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입니다.

지난 4월 차기 회장 후보가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관료 출신인 유력 후보자가 자의반 타의반으로 의사를 접었고, 이후 민간 출신 중에서 후보자를 물색했지만 결국 적임자를 찾는 데 실패했습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회원사 CEO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수행하는 방법과 금융회사 퇴직 임원 중에서 적당한 인사를 추천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회장이 장기간 공석이다 보니 정기 인사가 계속 미뤄지고 있어 이에 따른 부작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에 손보협회는 68년 역사상 처음으로 회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부회장이 대행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등 이른바 관료 출신 금융회사 CEO들의 거취도 불투명해 졌습니다.

금융당국의 제재를 앞두고 있는 임 회장의 경우 ‘관피아 척결’이라는 시류에 휩쓸려 직을 유지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평소 같으면 해당 내용이 충분히 소명될 경우 징계수위를 낮춰 줄 수도 있겠지만 이번엔 경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관피아 척결’로 수혜를 보는 기관장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료 출신들로 채워지던 자리에 앉힐 적당한 인물을 찾기가 어려워지자 자연스럽게 연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지난 24일 3년 임기를 모두 마쳤지만 아직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최소 임기만료 두 세달 전에는 후임 사장 공모에 나서야 하지만 임기가 만료된 지금까지도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서울보증보험 뿐만아니라 올 하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다른 유관기관장들도 연임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금감원 고위 간부들이 독차지 했던 금융회사 감사 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업무 성격상 민간 출신 중에서 적당한 인물을 찾기 어려운 만큼, 기존 감사들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권 일각에선 청와대를 포함한 정치권이 ‘관피아’ 문제를 너무 성급하게 접근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관피아’라는 용어 자체도 ‘낙하산’, ‘부정부패’, ‘집단 이기주의’ 등 매우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관료 출신들을 모두 싸잡아 매도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이 자신의 휘하에 있는 행정부 관료들을 ‘관피아’로 매도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가 아프면 썩은 이만 뽑으면 되지 건강한 치아까지 다 뽑아내고 틀니를 끼게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