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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인터뷰] '황제를 위하여' 이민기, 욕망이라는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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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30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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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소년 같은 남자 배우 이민기(29). 그런 그가 상남자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돌아왔다. 말보단 행동으로, 거친 액션을 보여준 이민기가 말하는 욕망은 무엇일까?



    영화 `황제를 위하여`(박상준 감독, 제작 오퍼스픽쳐스)는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다가 승부조작에 연루된 후 모든 걸 잃은 이환(이민기)이 부산 최대 규모의 조직, 황제캐피탈의 대표 상하(박성웅)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 황제를 위하여, `욕망에 대하여`

    이민기는 영화를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새롭게 봤다”고 말했다. 박상준 감독이 강단 있고 직선적이고 쿨하게 표현해서 좋았다는 것. 왜 욕망을 따라가는지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부분들이 날 것처럼 느껴졌단다. 친절하지 않은 영화라 스토리의 부재가 단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설명 없이 그런 감정들이 나오다보니 자극적으로 느끼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욕망에 관하여’예요. 어떻게 표현하느냐를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했어요. 정말 딱 전형적인 느와르잖아요. 야구선수를 하다가 모든 걸 잃고 밑바닥에서 시작하고, 야망이 시작되는 점들이 되게 뻔해요. 동기부여 다 시켜주면 친절한 영화는 되겠지만 새로울 게 없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촬영할 때는 지금보다 설명되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걸 최소화 시켰어요. 연수와의 관계, 엄마와의 관계도 그렇고 구구절절한 설명 부분을 쳐냈어요. 직선적이고 남자답고 거칠고 세게, 그래서 음악 영상미 이런 쪽으로 섬세하게 가자고 했던 것 같아요. 사전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고, 감독님이 훨씬 더 쿨하게 정리 해놓으셨어요.(웃음)”

    이민기는 ‘황제를 위하여’의 매력으로 “직선적이고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느낌의 피비린내”라고 말했다. 그는 “욕망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하고 있을 때 받았던 시나리오였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사실 스스로에 대해 ‘욕망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단다. 하지만 욕망을 느끼지 않으려고 덮어놓고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으로 치부했던 것들이 사실은 욕망이었고, 왜 벗어나지 못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이 영화를 만나게 됐다.

    “저는 욕망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웃음) 연기에 대한 부분이 뚜렷했죠. 그게 아니더라도 일, 친구, 사회적인 관계에도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라고 생각하는 모든 지점들이 본질적으로 욕망에 닿아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영화를 찍고 느껴보니까 역시 욕망은 허망해요. 끝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영화지만 감정을 표출해봤고, 허망함을 느꼈죠. 또 조금이라도 현재에 행복하려면 놔야 된다는 생각도 들고...그런데 뭔가 달려야 된다는 생각에 행복이 뭐가 중요하나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 "아직은 더 달리고 싶다"

    이번 영화를 찍으며 거친 액션을 선보인 이민기는 부러지고 터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힘들기도 했지만 추위가 더 힘들었다고. 그는 “추우니까 액션도 신경질적으로 나왔다. 빨리 끝내겠다는 욕망이 있었던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모든 액션이 마음에 들지만 모텔 액션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그러나 이민기는 자신이 연기한 이환이 연약한 면도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황제를 위하여’를 욕망에 대해서 인지를 하면서 이 역할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과 `남자라면 이렇게 뜨겁게 살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달라요. 욕망에 대해서 인지하고 허망하다는 것을 중점으로 보면 이환이 아주 여린 역할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사실 되게 약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연약한 부분을 덮고 욕망으로 달려갈 수밖에 없던 지점들을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아요. 곱씹어보면 안쓰러울 수 있는 그런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사실은 연약한 애고 잃을 게 없어서 시작했고 끝까지 잃을게 없는 사람이에요. 욕망밖에 남지 않은...이환은 그런 선택을 했고 알아도 못 멈추잖아요.”

    이민기는 가끔 일기를 쓴다고.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감정을 보면 이런 생각을 했나 싶기도 하다. 영화 ‘연애의 온도’를 끝내고 떠난 여행에서 이민기는 친구가 선물해준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읽었다. 책을 읽으며 스님과 대화를 했다고.

    “책을 읽으면서 계속 스님이랑 대화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난 달릴 수 있을 때 달릴래’ 그런 걸 글로 써놓기도 했어요. ‘스님, 저는 동의할 수 없어요’라고 적었던 것 같아요. 돌이켜보면 여유를 가지라는 건데 `왜 극단적으로 멈추라고 받아들일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런 고민들을 하다보니까 뿌리에는 욕망이 있더라고요. 생각으로는 알지만, 정답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기 힘들잖아요. 이환도 그렇고 끝을 알면서도 달려가고... 그런 생각에는 변화가 없어요. 지금도 달리고 싶어요.”



    ◆ "세월 묻어나는 배우 되고파, 불 같은 연애도 하고 싶다"

    이민기는 영화 ‘연애의 온도’ ‘몬스터’ ‘황제를 위하여’를 통해 쉬지 않고 관객을 찾았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전에 작품을 뜸하게 했기에 체감상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개봉시기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 같다며 웃어보였다. 그는 자신의 지금까지 행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오싹한 연애’는 로맨스에 호러가 들어갔어요. 새롭고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재기발랄함이 있다고 생각해요. ‘몬스터’도 애정이 가는 게 스릴러인데, 스릴러의 구조를 캐릭터 싸움으로 가잖아요. 그런 지점이 비빔밥을 먹을 때 잘 안 씹히는 밥들처럼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지만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해요. 좋게 봐주는 분들은 긍정적으로 좋게 봐주세요. 물론 반감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지점들이 있죠. ‘연애의 온도’는 적나라한 연애? 여성 감정에 충실한 멜로물을 풀어나갔다고 생각해요. 지금 촬영 중인 ‘내 심장을 쏴라’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예요. ‘황제를 위하여’가 19세라면 거기는 15세로 전체의 감정을 다룰 것 같아요.(웃음)”

    모델에서 배우로, 또 어느새 한국 나이로는 30대가 됐다. 돌아보면 아쉬움도 있다. 하지만 이민기는 아직 더 달리고 싶단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죠. 돌이켜보면 아쉬움은 남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오히려 30대가 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시기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세월이 잘 묻어나는 배우가 되고 싶죠. 좋은 작품과 인연이 잘 닿았으면 좋겠어요. 인연이 중요하니까. 또 불같은 연애도 하고 싶어요.(웃음)”(사진=퍼스트룩)

    한국경제TV 양소영 기자
    sy7890@b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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