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가정폭력을 이유로 남편을 살해한 아내에게는 정당방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이효두 부장판사)는 남편 A씨를 노끈으로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아내
B(4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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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결혼 직후부터 부인에게 손찌검을 했고 특히 작년 9월 사건 발생 사흘전에는 전세를 월세로 돌려
딸의 학원비를 마련했다는 이유로 아내의 목을 졸라 목숨을 잃을 뻔하게 만들기도 했다.
처가 식구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위협도 서슴지 않았다.
B씨는 이런 이유로 범행 당시 우울증 등에 빠져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마저 약해진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남편으로부터 심각한 수준의 가정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해 왔고, 계속될 염려가 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B씨가 심각한 가정폭력에 시달려 온 점은 수긍했으나 이 같은 폭력이 반복될 염려가 있다면
"B씨는 남편을 살해하기 전에 이혼하거나 가정폭력을 신고함으로써 이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보인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런 조치를 하지 않고 그 어떤 가치보다 고귀하고 존엄한 인간의 생명이라는 법익을 침해했다"고 판시하며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가 범행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점, 자녀가 선처를 호소하는 점,
범행에 대해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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