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건을 갖췄다면 이메일을 통한 징계 처분 통지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서면통지와 같은 효력이 갖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합의12부(박성규 부장판사)는 23일 "서면이 아닌 사내 이메일로 한 징계 처분 통지는 무효"라며
A(45)씨가 한국석유관리원을 상대로 낸 파면 처분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메일에 첨부된 징계처분통지서가 일정 서식의 문서를 그대로 스캔한 것이고,
방어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 만큼 근로기준법이 정한 소정의 서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 자신도 이메일을 받고 징계인사위원회에 출석, 일련의 징계 처분을 받은 점을 종합하면
절차상 하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석유관리원 간부로 재직 중이던 A씨는 2011년 3∼7월 주유소 업자에게 단속정보를 제공하고
모두 5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이를 이유로 A씨를 직위 해제한 뒤 사내 이메일을 통해 징계인사위원회 출석 통보를 하고,
후속 절차에 따라 같은 해 8월 A씨를 최종 파면 조치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7월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을 이유로 재판부에서 징계 처분 무효를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 조사 결과와 달리 "돈을 빌린 것이라며 진술을 돌연 번복하고,
가까운 사이도 아닌 업자가 사용처도 불분명한 거금을 빌려줬다는 것 모두 상식에 반해 비위행위가 충분히 인정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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