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흔히 말하는 이상형에는 키가 훤칠하고 잘 생긴 사람이 거의 포함돼 있다. 거기에 능력까지 좋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은 마음속에만 존재하거나, 존재한다 해도 이미 ‘짝’이 있다.
아쉽게도 이러한 법칙은 언제나 유효하다. 바비브라운 노용남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그랬다. 여자 마음을 설레게 할 정도의 큰 키와 작고 뽀얀 얼굴, 거기에 유머와 센스까지 겸비했다. 두 아이의 아빠이면서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노용남 아티스트. 그는 정말 완벽했다.
그는 동안이라는 기자의 말에
빙그레 미소를 띠며 “애가 둘이나 있어요”로 답했다. 순간 바비 브라운 여사가 자신을 소개할 때 “저는 세 아이의 엄마이며, 메이크업 아티스트예요”라고 말하는 모습이 겹쳐졌다. 바비브라운에서 10년 이상 일했다더니, 역시 뼛속까지 바비의 철학과 닮았다.
▲ 여자친구의 메이크업 박스분명 젊어 보이는데, 바비브라운에서만 10년 이상 일했다니 언제부터 메이크업을 시작했는지 궁금했다. 메이크업을 처음 언제 시작했냐고 물어보니 바비브라운 노용남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을 했어요”라고 답한다.
스포츠와 이성에 가장 관심이 높을 때인 남자 고등생 때부터 메이크업을 시작했다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저랑 가장 친한 친구의 여자친구가 메이크업을 했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메이크업 박스를 들고 다녔죠. 어느 날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메이크업 박스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이걸 한번 해 볼까?`라고 생각한 뒤 시작을 하게 됐어요.”
어린 나이에 그것도 남자가 메이크업을 한다고 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이야 남자들이 여성들만큼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는 시절이지만, 그 때만 해도 ‘클렌징 폼’이 뭐하는 데 쓰는 건지도 모르는 남자들이 많을 때다.
“누나가 두 분이나 계셔서 우선 메이크업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어요. 그런 후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니까 적극 지원을 해주셨어요. 그때 메이크업 박스가 상당히 비쌌었는데도 불구하고 지원을 해주셨죠. 그때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예요.”
▲ 나를 보고 싶으면 바비브라운으로 와수많은 메이크업 브랜드들은 각자의 매력이 있다. 겉으로는 비슷해 보일지라도 깊게 들어가 보면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특징들이 있다. 많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을 인터뷰하면 그 각자의 개성이 너무나 뚜렷하다. 여기서 신기한 점이 있다면, 소속돼 있는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은 서로가 너무 닮아 있다는 것이다.
바비 브라운 노용남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그랬다. 바비 브라운이라는 브랜드의 느낌과 노용남이라는 사람의 느낌이 서로 많이 닮아 있었다. 닮은 사람들끼리는 서로 끌린다는 말처럼 노용남 아티스트가 바비 브라운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궁금했다.
“바비 브라운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저였는데, 군대 전역을 하면서 후임병들한테 ‘나를 보려면 바비브라운 본점 매장에 찾아와’라고 얘기를 하고 다녔어요. 다른 브랜드들도 많았는데, 제가 왜 바비 브라운이라고 얘기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진짜 제가 바비 브라운에 들어가서 본점 매장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죠.”
매장에서 시작해 ‘수석’이라는 타이틀을 따기까지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투자했을까? 그에게 비법을 물었더니 “성실함”이라고 짧게 답한다. “정말 메이크업 기술도 중요하고 인간관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성실함이라고 생각해요. 성실한 사람은 언젠가 빛을 볼 날이 오는 것 같아요.”
▲
자신이 아닌 남을 빛나게 해주는 남자메이크업을 한다는 것은 화장이라는 단순한 의미 외에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사람이 예쁘면 자신감도 생기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기 마련이다. 때문에 메이크업을 해주는 사람은 메이크업으로 상대방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긍정적 심리를 불어넣어주는 존재라 생각된다.
“저는 바비의 철학을 좋아해요. 바비는 ‘메이크업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내가 아닌 것처럼 바꾸는 것이 아닌, 자신감을 갖게 하는 메이크업이 중요하다’고 말을 하거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가장 예쁜 모습을 찾아주는 것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본분이죠.”
상대방을 빛나게 해주는 직업이라니, 키다리 아저씨와 비슷한 조력자 같다. 주위에 나를 예쁘게 만들어주는 조력자가 한명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여자들의 생각. 그런데 왠지 애인으로서는 왠지 내 메이크업에 대한 평가를 받을 것만 같아서 조바심이 난다. “아내에게도 메이크업을 해주거나, 어울리지 않는 메이크업을 하고 계시면 고쳐주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내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며 웃는다. 그의 아내는 같은 바비 브라운 소속이었다고 한다. 왠지 모를 다행감에 웃음이 났다.
▲
그의 파우치에는...예쁜 여자들의 파우치 속엔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한 것처럼 훈남의 파우치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했다. 바비브라운 노용남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파우치에는 향수, 팩트, 립밤, 파운데이션 스틱이 들어있었다.
한국경제TV 블루뉴스 이송이 기자
songyi@bluenews.co.kr